중국 부호 왕젠린이 이끄는 다롄완다 그룹이 테마파크로 디즈니랜드를 꺾겠다고 선언한 지 1년 만에 11조원 어치의 자산을 처분해 눈길을 끈다.
완다는 테마파크와 쇼핑센터, 호텔 등으로 구성되는 13개 문화·관광 프로젝트의 지분 91%와 호텔 76개를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수낙에 632억 위안(10조7,000억원)에 매각한다고 1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매각액은 13개 관광 프로젝트가 296억 위안, 76개 호텔이 336억 위안이다. 이번 발표는 완다가 부채 330억달러(38조원)인 부동산 개발 부문을 중국에 재상장할 예정인 가운데 나왔다. 발표 후 완다호텔발전의 주가는 홍콩 증시에서 장중 155%나 폭등했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왕 회장은 이번 매각 대금을 모두 대출 상환에 쓸 예정이다. 그는 자산 처분과 관련해 “완다 부동산 개발 부문의 부채비율이 크게 내려갈 것”이라며 “올해 안에 은행 대출을 다 갚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완다는 테마파크 관리와 건설은 여전히 책임질 것이며 테마파크는 완다 브랜드를 계속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완다는 난창과 허페이, 하얼빈 등 3곳에 테마파크 ‘완다시티’를 운영 중이며 추가로 9개를 건설할 계획이었다.
한편 완다의 테마파크와 호텔을 사들이는 수낙은 올해 들어 자금난에 시달려 온 중국 IT·엔터테인먼트 기업 러에코(LeEco)홀딩스의 자회사에 22억달러를 투자하는 등 공격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왕성한 인수 활동을 벌이는 수낙이 ‘제2의 완다’를 꿈꾸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부동산정보그룹(CRIC) 연구원장인 데이비드 홍은 “수낙이 제2의 완다가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수낙 고유의 문화 및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펼치려 한다”고 설명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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