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된 분량 실종으로 인해 김동한의 순위는 78위로 떨어졌고, 다음을 기약하는 것은 쉽지 않아보였다. 그런 그에게 기회가 왔다. 첫 번째 그룹 배틀 평가에서 ‘콜 미 베이비’(Call Me Baby)의 무대를 꾸몄던 김동한은 이들의 연습을 지켜보던 트레이너 가희로부터 “동한이가 센터에 있는 게 예뻐”라는 칭찬을 들었던 것이다. 이른바 김동한을 수식하는 ‘동센예’ 탄생의 순간이기도 했다.
가희의 말처럼 ‘콜 미 베이비’의 센터를 맡으면서 비로소 존재감을 드러낸 김동한은 그렇게 국민프로듀서들의 마음 속에 서서히 스며들었고, 가파른 순위상승을 이루면서 두 번째 무대인 포디션 평가 무대에까지 오를 수 있었다. 두 번째 무대 분위기 역시 나쁘지 않았다. 댄스 포지션으로 ‘쉐이프 오브 유’(Shape of You)의 무대를 꾸몄던 김동한은 ‘앙코르’라는 기분 좋은 객석의 함성을 들은 것이다.
하지만 정작 방송에서는 무대의 중요 포인트 대부분이 편집됐고, 그렇게 그의 여정은 끝이 나는 듯했다. 두 번째 순위발표식에서 극적으로 커트라인인 35등을 받은 김동한은 그렇게 다음 무대로 진출할 수 있었고, 결국 포지션 평가까지 무사히 마치며 성공적인 ‘프로듀스101 시즌2’의 여정을 마무리 할 수 있었다.
Q. 가장 먼저 ‘프로듀스101 시즌2’를 모두 끝낸 소감을 듣고 싶다.
“데뷔도 하지 안 않았는데 이렇게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하루하루가 행복하다. 여러 곳에서 불러주시는 것만으로도 신기하고, 제게 있어 무척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 길을 걷다보면 알아봐 주시는 사람들이 늘었으며, 길거리에 나오는 음악 속 제 목소리가 있는 것 자체도 신기하다.”
Q. ‘프로듀스101 시즌2’에 출연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는지 듣고 싶다.
“회사로부터 ‘프로듀스101 시즌2’ 측에서 출연 제안이 왔다고 전해 들었다. 시즌1을 굉장히 재미있게 본 데다, 저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Q. 뜨거운 인기만큼 말도 많았던 ‘프로듀스101 시즌2’이었다. 모든 것이 끝난 지금, 아쉬운 것은 없는가?
“아쉬운 것이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것도 있고, 녹화를 하면서 ‘이 때 이럴 걸’ 싶은 것들도 있다. 아쉬운 것이 많아서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하고 싶다.(웃음) 만약 다시 하게 된다면 그냥 지금보다 더 잘해서, 처음부터 A등급을 받고 싶다. 만약 내가 A등급이었다면 지금보다 조금 더 분량을 받을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Q. 분량도 분량이지만, ‘프로듀스101 시즌2’ 최초의 앙코르 무대였던 ‘쉐이프 오브 유’ 무대가 제대로 나오지 못한 것도 아쉬울 것 같다. 심지어 본인의 개인 파트의 경우 풀샷으로 잡혀서 방송에서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안 그래도 카메라 워킹이나 그런 부분에 있어서 저희(‘쉐이프 오브 유’ 팀원)끼리 많이 아쉽다고 말을 했었다. 사실 무대 전 카메라를 대충 찍어서 보여주는 것이 있는데, 그때는 정말 잘 나와서 ‘이렇게만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무대를 했다. 심지어 객석에서 앙코르까지 받아서 저희 팀 모두 기대를 했었다. 그런데 카메라 편집이 생각만큼 잘 안 나왔더라. 예를 들면 A연습생의 파트인데 B를 잡는가 하면, 관객들 잡는 부분도 많더라. 물론 객석의 리액션도 중요하지만 무대에 집중할 수 있게 해 주시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아쉬웠다. 심지어 방송 후 시청자들로부터 ‘왜 이게 앙코르지?’라는 소리까지 들어서 그때는 진짜 속상했다. 78등 했을 때보다 더 기분이 안 좋았다.”
Q. 분량이 없었음에도, 2차 순위발표식 커트라인을 넘었다. 기쁘고 아쉬운 감정이 동시에 교차했을 것 같다.
“기쁜 느낌 보다는 그냥 아쉬웠다. 정든 연습생들도 많았는데, 반은 떨어지고 반만 올라간다는 것도 속상했다. 특히 ‘쉐이프 오브 유’ 팀원들 모두 한 사람도 딴짓 하지 않고 정말 열심히 했는데, 심지어 앙코르까지 받았는데, 절반밖에 못 살아남은 것 자체가 화도 좀 났었고, 억울했다. 2차 순위발표식에서 커트라인으로 살아남고 눈물을 흘렸는데, 솔직히 기뻐서 울었다기보다는 정든 사람들과 헤어지는 것이 아쉬워 눈물이 났다.”
Q. 많은 감정을 전해준 ‘프로듀스101 시즌2’였다. 김동한에게 있어 ‘프로듀스101 시즌2’의 결정적 순간은 언제인가?
“아무래도 1차 그룹평가 때 선보였던 ‘콜 미 베이비’인 것 같다. ‘콜 미 베이비’ 때 센터를 하면서 국민프로듀서에 존재감을 알릴 수 있었다. 그 때도 분량이 많지 않았는데, 감사하게도 공연 영상만 봐 주시고 순위가 급상승하더라. 이전 성적이 78위였는데, 1차 탈락 순위에서 살아남을 수 있게 도와주었던 무대가 ‘콜 미 베이비’며, 그게 제 ‘프로듀스101 시즌2’의 출발점이기에 기억에 남는다.”
Q. 기억에 남는 연습생이 있는가?
“함께 ‘쉐이프 오브 유’에서 호흡을 맞췄던 박성우형이 기억에 남는다. 성우형이 아시다시피 춤이 부족하신데, 그걸 만회하고 국민프로듀서들께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댄스 포지션을 선택하셨다. 하지만 마음대로 안 됐고, 그래서 늦게까지 연습하시더라. 그래서 같이 옆에서 도와드렸고, 댓가로 라면을 얻어먹었다.(웃음) 라면을 얻어먹었는데, 뜨거운 물이 없었다. 당시 옹성우 형이 커피포트를 가져왔는데, 그걸 빌리러 갔다가 그만…”
Q. 그때 몰래카메라를 당했던 것인가?
“그렇다. 사실 ‘겟 어글리’ 조가 진짜 몰카를 많이 했다. 저 말고도 많은 연습생들이 당했는데, 그 중에서도 제가 제일 크게 당했다. 팬미팅 때 한번 말하기는 했는데, 성혁이가 데리러 와서 정정이 형과 같이 들어갔다. 분위기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고 나가려고 했는데 성우 형이 ‘놀러왔냐’고 말하더라. 저는 겁을 먹어서 ‘아니오’라고 했는데, 성혁이가 ‘숙소에 놀러왔다’고 하는 것이다. 큰일났다 싶었는데, 정정이 한국말이 굉장히 서툴다. 형이 웃긴 발음으로 ‘안녕히계세요’하는데 다 웃음이 터졌고, 그러고는 끝이 났다. 성우형도 그때까지 참다가 ‘나도 놀러왔어’라고 하더라. 이후 또 다른 희생양을 데리고 오라고 해서, ‘나만 당할 수 없다’는 마음으로 적극적으로 연습생을 ‘겟 어글리’ 팀으로 데리고 왔었다.”
Q. 많은 연습생들이 ‘겟 어글리’ 팀의 몰카에 당했다고 하는데, 왜 그렇게 속은 것이냐.
“성우 형이 정말 연기를 잘 한다. ‘겟 어글리’ 팀 몰카의 중심축은 사무엘과 지훈이, 그리고 성우형과 다니엘 형의 의견충돌이다. 솔직히 지훈이는 연기함에 있어서 오버스러운 것이 있어서 눈치를 챘는데, 먼저 말한 것처럼 성우 형이 평소에도 연기를 잘 할 뿐 아니라, 정색연기는 다니엘 형이 일품이다. 정말 속을 수밖에 없다.”
Q. 숙소생활을 하면서 생긴 비하인드는 없는가.
“비하인드라기보다는 다들 카메라를 신경 안 썼다. 어느 정도 신경을 안 썼냐하면 되게 타잔처럼 다녔다. 그래서 숙소 생활은 남자 PD들만 보더라.”
Q. 남자들만 있는 숙소생활이라서 불편한 점도 있었을 것 같다.
“제가 숙소생활을 해서 별 다른 점이 없었다. 다들 매너도 좋았다. 그 중에서 몇몇 안 씻는 사람도 있는데, 그건 그 분들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서 말하지 않겠다.”
Q. ‘비밀’로 해 주겠다. 그 멤버가 누구냐?
“저 의리 있는 사람이다. 절대 말할 수 없다.(웃음) 아, 가장 깨끗한 멤버는 말해줄 수 있다. 민현이 형이 정말 깨끗하다. 어느 날은 민현이 형과 다른 분이 잔 적이 있었는데, 그 방이 굉장히 청결해 졌더라.”
Q. 황민현이 ‘프로듀스101 시즌2’에서 제일 깨끗한 멤버라니, 너무 의외가 아니어서 더 놀랍다. 전반적으로 다 친하게 지냈던 것 같은데, 그중에서도 가장 친했던 연습생이 있는가?
“정말 두루두루 다 친했다. 많은 분들이 아시고 계신데, 같은 B반이었던 박지훈과 친했고. 사무엘이랑, 태현이형이랑 현빈이 형과도 친했다. 제이비제이 형들과도 다 친했고, 가장 많은 무대를 소화했던 문복이 형과도 친하다. 문복이 형의 경우 ‘콜 미 베이비’ 때보다 실력이 늘어서, 굉장히 놀랐던 기억이 있다. 무대 전에 대기 시간도 있고, 서로의 숙소에 놀러가면서 장난치고 놀면서 다들 친해졌다. 아직까지도 연락을 종종 한다.”
Q. ‘프로듀스101 시즌2’를 통해 워너원이 탄생했다. 11명의 멤버 중 가장 눈에 들어왔던 멤버가 있는가?
“첫 소속사 등급평가를 했을 때, 저희는 그들의 무대를 직접 눈으로 보지 않느냐. 저는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대휘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되게 잘했다. 대휘의 무대를 보면서 ‘저 연습생은 무조건 잘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Q. 합기도 사범을 할 정도로 실력자라고 들었다. 어떤 계기로 가수의 꿈을 키우게 된 것인가.
“6살 때 처음 합기도를 배워서 중1까지 운동을 해 왔었다. 중학교 때 사범으로서 ‘취미반’으로 도장에 어른 분들도 가르치기도 했다. 합기도를 오래 해서 그 쪽으로 나가고 싶었는데, 제가 연습을 하다가 부상을 크게 당했다. 더 이상 합기도를 할 수 없게 됐고, 그러면서 살짝 슬럼프 아닌 슬럼프가 왔다. 주위에는 공부를 하라고 했는데, 이후에 춤에 빠졌다.(웃음) 아 그렇다고 합기도에 대한 슬럼프를 춤으로 풀었던 건 아니다. 합기도를 포기한 시점과 춤을 시작하게 된 그 사이 학교생활이 있었다. 제가 고등학교 1학년 때였을 것이다. 옛날에 합기도를 함께 했던 형이 비보이를 같이 했었는데 댄스를 소개시켜준 것이다. 무료했던 학교생활에 단비와도 같았다. 처음에는 춤을 정말 못 췄는데 재밌어서 그냥 계속 했던 것 같다. 그렇게 오래 하다 보니 실력이 많이 늘게 된 것 같다. (웃음)”
Q. 어떤 가수가 되고 싶은가.
“남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그룹이 되고 싶다. 아무래도 댄스팀에 있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멋있는 팀에게 눈이 가더라. 안무도 멋있고 노래도 멋있고, 그런 그룹이 되고 싶다. 제가 방탄소년단을 정말 좋아한다. 얼마 전에도 팬 분이 생일선물로 시디를 주셨는데, 굉장히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웃음)”
Q. 혹시 이상형은 없는가?
“딱히 없는 것 같다. 사실 잘 그쪽 분야는 체험하지 못해서 잘 모르겠다. 그냥 지금은 이성에 대한 관심보다는 춤추고 연습하는 것이 더 즐겁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팬 여러분, 정말 사랑합니다.”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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