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식물인간 상태로 석방된 미국의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결국 사망해 충격을 주고 있다.
미국 대학생 웜비어 가족은 성명을 통해 웜비어가 19일 오후 2시 20분(현지시각) 숨졌다고 전했다.
또한, 가족은 성명문을 통해 “우리의 아들 오토 웜비어가 집으로 향하는 긴 여정을 끝냈다”며 “끔찍하고 고문에 가까운 부당 대우가 우리 아들의 끔찍한 운명을 낳았다”고 밝혔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북한 정권의 잔혹성을 규탄한다”며 “법치와 인권을 무시하는 정권에서 이와 같은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美 의료진은 웜비어가 신체적인 폭력을 당한 흔적은 없다고 밝혔지만 웜비어 가족은 웜비어가 북한에서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사인과 관계없이 북한이 웜비어의 건강 상태를 1년 넘게 미국에 알리지 않았기에 웜비어의 사망을 계기로 미국 내 반북한 여론이 거세지면서 트럼프 정부와 의회가 강도 높은 대북 압박을 구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편, 오토 웜비어와 북한 여행 기간 중 한 방을 쓴 40대 영국 남성 A씨는 오토 웜비어에 대한 결백을 호소하며 북한 측 주장은 거짓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지난 15일 A씨는 오토 웜비어가 여행 기간 내내 단 한 차례도 선전물에 대해 언급하며 범죄 행각을 계획한 증거도 보지 못했다며 “그런 일을 할 사람이 아니고 매우 예의 바른 아이였다”라고 밝혔다.
또한, A씨는 출국 당일 공항에서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며 출입국심사관이 오토 웜비어의 여권을 살펴보더니 북한 보안 담당자가 나타나 그를 개인 사무실로 데려갔다고 이야기했다.
이에 “(오토 웜비어가 농담조로) ‘자, 이렇게 보는 게 마지막이겠네’라고 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마지막이 됐다. 나는 오토 웜비어가 끌려가는 모습을 본 최후의 인물”이라며 “오토 웜비어는 저항을 하지도 않았고 겁을 먹지도 않았다. 오히려 반쯤 웃었다”라고 말했다.
[사진=방송화면 캡처]
/박재영기자 pjy0028@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