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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靑 인사검증 '안경환 낙마' 뼈아픈 교훈 삼아야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밤 후보직을 전격 사퇴했다. 그는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해명 기자회견을 자청해 자신을 향해 쏟아진 의혹에 대해서 사과와 함께 적극 해명하면서도 “(법무장관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마지막 소명으로 생각하고 국민적 여망인 검찰 개혁과 법무부의 탈검사화를 반드시 이루겠다”고 자진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기자회견에도 비판이 계속 이어진데다 오후 들어 청와대가 청문회에서 결정적 하자가 있으면 ‘지명철회’를 할 수 있다는 방침이 전해진 후 사퇴를 발표했다.

안 후보자의 사퇴에 대해 청와대는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관계자들은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명한 장관 중 첫 낙마 사례인데다 문 대통령의 주요 국정과제인 ‘검찰 개혁’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 일 것이다. 이에 반해 자유한국당·국민의당·정의당 등 야 3당은 “마땅한 결정” “당연한 수순”이라며 환영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조차 야권의 후속 정치공세를 우려하면서도 “국민 눈높이에 맞는 결정”이라고 했다.

안 후보자의 낙마는 시기만 정확하지 않았을 뿐 어느 정도 예견된 사안이다. 그는 후보 지명 직후 여론검증 과정 중 과거 기고 등에서 음주운전 고백, 여성 비하 표현을 한 것이 문제가 된 가운데 ‘몰래 혼인신고’ ‘자녀 학교징계 경감 영향력’ ‘재산 증식’ 등 여러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었다. 특히 몇몇 의혹들은 입에 올리기조차 민망한 것들이어서 국민들 사이에서는 어떻게 저런 인물을 법무장관에 앉힐 수 있느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도장을 위조해 혼인신고를 한 명백한 위법 사실이 있고 도덕적으로도 논란이 된 인물은 국민의 눈높이에도 맞지 않았다.



청와대는 이번 안 후보자 낙마를 뼈아픈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정치권에서는 청와대 인사검증 책임자인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책임론이 거론되고 있다. 정치공세가 아니더라도 청와대가 기본인 인사검증을 소홀히 하고 있다는 여론 비판도 있다. 문 대통령이 주장하는 ‘나라다운 나라’도 결국 첫 출발이 인사(人事)다.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부터 확실히 재점검해 다시는 이 같은 낙마 사례가 재발하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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