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려운 예산 상황에 직면해 많은 프로그램을 삭감하고 있는데 한국이 사드를 원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사드 배치·운용비) 9억 2,300만 달러(약 1조 300억 원)를 다른 곳에 쓸 수 있다.”
미 국방 예산 담당이자 미국 민주당 상원 원내총무인 딕 더빈 상원의원(민주·일리노이)이 31일 한국 방문 중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빈 의원의 이런 발언은 사드 배치를 둘러싼 한국 내 논란에 대한 미국 의회 내 우려가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미국 연방 상원 세출위원회에서 국방 부문을 담당하는 더빈 의원은 이날 청와대로 문 대통령을 예방해 약 40분간 대화를 했다. 예방 직후 더빈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만약 한국에 산다면 북한이 전쟁 발발 시 한국에 퍼부을 수백 발의 미사일로부터 (국민을) 지키기 위해 되도록 많은 사드 시스템을 원할 것 같다”며 “왜 그런 정서가 논의를 지배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 나는 국가 안보와 방어가 (논의를) 지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생각을 문 대통령에게도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한국) 정부 내 일부 인사들이 사드가 주로 주한미군을 보호하기 위함이라는 주장을 펴는 것이 매우 걱정스럽다”며 “2만 8,500명의 미군은 한국 국민의 안전을 위해 그들의 목숨을 걸고 있으며, 그들은 모든 한국 국민이 그러하듯이 보호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빈 의원은 이어 귀국 후 의회와 자세한 논의를 할 예정이라고 하며 “사드 배치의 미래에 정말로 불확실성이 있으며, 새 대통령(문 대통령)은 최종 결정을 하기 전에 정치적 과정을 거치길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냈다.
/윤상언 인턴기자 sangun.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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