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코미 전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러시아 커넥션’ 수사중단 요구가 사실이라고 증언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탄핵의 핵심 근거인 ‘수사 외압’ 의혹의 열쇠를 쥔 코미의 등장을 앞두고 미 정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1일 미 CNN방송은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코미 전 국장이 다음주 초 상원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공개 증언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러시아 고위공직자와 접촉한 정황을 조사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수사중단을 압박했다는 뉴욕타임스(NYT) 등의 보도를 확인(confirm)해줄 것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코미 전 국장이 공개석상에 등장하는 것은 지난달 갑작스러운 해임 이후 처음이다. 코미 전 국장은 ‘러시아 커넥션’ 수사를 지휘하는 로버트 뮬러 3세 특별검사와 만나 증언범위 등을 상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미 전 국장의 증언이 트럼프 행정부의 아킬레스건인 ‘러시아 커넥션’ 수사에서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의회와 특검 수사에도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미 하원 정보위는 플린 전 보좌관,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마이클 코언 등 관련인물 및 단체 7곳에 소환장을 보내는 등 진상 조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원 정보위가 러시아 커넥션 청문회에 관계자들을 소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관련자료 제출마저 거부했던 두 사람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려는 행보로 보인다.
다음주 코미 전 국장의 증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논란에도 기름을 부을 것으로 보인다. 여당인 공화당에서도 수사외압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탄핵 사유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을 지지하는 응답률은 43%로 직전 조사보다 5%포인트 올랐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와 러시아 간 연계 의혹은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정부가 지난해 12월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가 폐쇄했던 뉴욕과 메릴랜드의 러시아 외교부 소속 건물을 러시아 정부에 되돌려주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WP는 지난 4월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 외무장관, 세르게이 키슬랴크 주미 러대사와 회동한 후 이 같은 결정이 내려졌다고 전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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