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간의 거리가 멀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아직 직항이 없기 때문에 더 그렇다. 직항 노선을 만들기 위해 우리도 노력 중이다. 하늘길이 열린다면 한국 관광객이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지난달 16일(현지시간)부터 18일까지 더반에서 열린 아프리카 최대 규모의 관광교역전, ‘인디바(INDIBA) 2017’에서 만난 토코즐레 자사(Tokozile Xasa) 남아공 관광청 장관은 한국과 남아공 사이를 직접 연결하는 하늘 길을 뚫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남아공은 한국을 비롯해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 관광객을 더 많이 유치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관광산업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상황에서 아시아 관광객들의 숫자가 매년 빠른 속도로 늘고 있어서다. 실제 지난해 남아공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 수는 1만8,840명으로 2015년과 비교해 38.9%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제 관광객 수는 13%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높은 상승률이다. 남아공 정부는 이런 상황에서 한국과 남아공의 직항 비행기 편이 마련되면 한국인 관광객 유입에 더 속도가 붙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 중이다.
한국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가와의 연결 노선 마련에도 나섰다. 여행객들의 이동 편의를 높여 방문객을 늘리기 위함이다. 남아공 국내 여행의 다양한 선택지를 위해 국내선 숫자도 더 확보할 계획이다. 토코즐레 자사 장관은 “1억2,000만명의 전 세계 여행객 중 우리나라를 찾는 사람은 5% 수준에 불과하다”며 “국가 경제에서 관광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더 발전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수립 중이다”고 설명했다.
사실 남아공의 경제 상황은 좋지 못하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0.5%에 그쳤고, 실업률은 27%까지 치솟았다. 제이컵 주마 남아공 대통령의 부패 스캔들 등 정치·사회적 혼란에 광물 가격 하락까지 겹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관광산업만이 유일하게 성장을 거듭하면서 국가 경제를 떠받치는 모양새다. 남아공 정부가 해외 관광객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올해 1월부터는 남아공 관광청이 주관하는 ‘We do tourism(우리 모두는 관광산업 종사자다)!’이라는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다. 온 국민이 남아공 관광 산업 성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게끔 하는 운동이다. 토코즐레 자사 장관은 “관광산업은 몇 명의 노력만으로 성장하는 게 아니다”며 “호텔 뒤편에서 묵묵히 접시를 닦는 노동자부터 도시를 깨끗하게 유지해주는 환경 미화원까지, 모든 이들이 관광객들에게 남아공의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는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글·사진(남아프리카공화국)=정순구기자 soo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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