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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러시아 해커, 민주당 선거자료 공화당 자문위원에 넘겨”

러시아의 해커가 지난해 미국 대선 당시 해킹한 민주당의 선거자료를 공화당 정치 자문위원에게 넘겼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플로리다 주에서 공화당 자문위원으로 활동한 애런 네빈스는 해커 ‘구시퍼 2.0’에게서 2.5GB 분량의 민주당 자료를 넘겨받았다.

미 정보당국이 러시아 해커로 여기는 구시퍼 2.0은 지난해 민주당 전국위원회(DNC)의 해킹범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네빈스가 해커를 접촉한 시점은 유세전이 한창이던 지난해 8월 12일이었다. 그는 민주당 선거 자료가 해킹당했다는 기사를 보고 나서 구시퍼 2.0과 접촉했다. 두 사람은 트위터 메시지로 의견을 주고받았고, 네빈스는 “플로리다 관련 정보를 편하게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구시퍼 2.0이 해킹한 플로리다 유권자 분석 등의 자료를 “전시에 군대를 이끌 지도와 같다”, “수백만 달러의 가치를 지녔다”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네빈스는 해커에게서 받은 자료 일부를 자신이 가명으로 운영하는 블로그(HelloFLA.com)에 올렸다. WSJ가 블로그 운영자의 실체 등을 처음으로 확인하자 네빈스도 민주당 자료를 넘겨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WSJ는 “지난해 미 대선 기간 해커의 활동이 경합주에서 민주당의 유권자 전략을 노출하고 트럼프 측에 해킹 자료를 주는 수준까지 확장했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네빈스가 블로그에 자료를 올린 뒤 구시퍼 2.0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로저 스톤에게 블로그 기사를 보냈다. 두 사람의 접촉 사실은 이미 알려진 바 있다. 당시 스톤은 “형식적이고 아주 짧은 따분한 대화를 나눠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도 잊었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에선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정부의 유착 의혹을 두고 특검 조사가 펼쳐지고 있다. /김희원기자 heew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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