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구된 세월호 휴대전화에서 출항 당시의 상황을 추측할 수 있는 메시지가 나왔다. 참사 발생 이틀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단원고 강모 교감이 출항을 반대한 정황도 있었다.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선조위)가 26일 공개한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 보고서에 따르면 복구된 휴대전화에서 출항일인 2014년 4월 15일 오후 6시 42분 “안개로 못 갈 듯”이라는 카카오톡 메시지가 발송됐다. 오후 7시 2분에는 “교감은 취소 원하고”라는 메시지가 있었다.
세월호는 애초 4월 15일 오후 6시 30분 인천항 출항 예정이었다. 그러나 짙은 안개 때문에 부두에 대기했다가 안개가 일부 걷히고 오후 9시께 출항했다. 선조위는 당시 무리한 출항 결정이 있었는지 등의 과정을 조사하기 위한 의미 있는 단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해당 메시지를 공유했다. 교감이 취소를 원한다는 내용의 메시지는 특히 주목된다.
교감 강씨는 참사 발생 이틀 뒤인 4월 18일 진도 실내체육관 인근의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 당시)200명의 생사를 알 수 없는데 혼자 살기에는 힘에 벅차다. 나에게 모든 책임을 지워달라. 내가 수학여행을 추진했다”고 적은 유서도 나왔다.
인솔 단장으로 수학여행길에 오른 강씨는 자책감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지만 카카오톡 메시지로 미뤄 봤을 때 안갯속 출항을 반대했던 것으로 추측된다.
유족은 강씨의 사망이 순직에 해당한다며 순직유족급여를 청구했지만 거부됐다. 소송에서도 패소 확정판결을 받았다. 법원은 순직으로 인정받은 인솔교사 등은 구조활동을 한 점이 확인됐고 사고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돼 강씨와 다르다는 판단을 내렸다.
/김민제 인턴기자 summerbreez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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