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준이와 산소통’은 얼마 전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가습기 살균제’의 피해자로 폐 기능이 망가져 산소통 없이는 숨을 쉴 수 없는 성준이와 그런 성준이를 곁에서 지켜온 어머니의 이야기를 담는다.
올해 ‘사랑’은 어느 날 갑작스레 찾아온 비극에 상처 입게 된 가족들을 지키려는 어머니들의 이야기를 큰 주제로 추방된 입양인, 세월호 미수습자였던 다윤이와 은화 어머니 이야기를 다루며 시청자들에게 큰 울림을 전했다. 1편과 2편으로 다뤄진 ‘나의 이름은 신성혁’은 시민권을 얻지 못하고 추방된 입양인 신성혁씨의 이야기를 다루며 시청자들에게 입양인들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세월호가 올라오고 아이들이 돌아오기만을 간절히 기다렸던 다윤이와 은화 어머니의 이야기 는 시청자들을 눈물짓게 했다.
마지막으로 방송될 ‘성준이와 산소통’은 아이를 좀 더 건강하게 키우려 사용했던 ‘가습기 살균제’가 사실은 아이를 아프게 만들었다는 진실이 밝혀진 후, 그런 성준이를 곁에서 지키는 엄마의 이야기로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14살, 학교에 다니며 친구들과 한참 뛰어 놀 나이지만 성준이는 그렇지 못하다. 산소를 공급하는 호스를 하루 종일 코에 꽂은 채로 집안에서 생활한다. 호스의 길이 만큼이 성준이가 생활할 수 있는 반경. 산소통이 연결된 호스의 끝에 성준이가 있다. 성준이는 현재에도 진행 중인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라는 재난의 주인공이다. 1살 무렵 잦은 구토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던 성준이는 중환자실에서 죽을 고비를 몇 번이나 넘기고서야 산소통과 함께 퇴원할 수 있었다.
엄마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뉴스로 보고서야 10년 넘게 성준이를 아프게 한 것이 가습기 살균제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다. 더 좋은 것을 주고 싶은 마음에 산 가습기 살균제 였는데, 엄마의 마음엔 커다란 구멍이 뚫렸다. 성준이를 아프게 것이 가습기 살균제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엄마는 가습기 살균제를 구매한 자신을 많이 자책했다. 하지만 울고만 있을 수 없었다. 그때부터 엄마는 제조사를 상태로 싸워왔다. 성준이 엄마가 가장 무서운 것은 성준이가 아픈 것, 이제는 폐이식 수술을 준비해야 한다는 의사 선생님의 말에 엄마의 마음은 타들어만 간다.
기쁜 날보다 슬픈 날이 많았다. 스물일곱 살에 시집와서 머리에 흰머리가 날 때까지 성준이 숨소리에만 귀를 기울였다. 살고 싶은 날보다 살고 싶지 않은 날들이 더 많았다. 성준이를 기적처럼 살린 것은 엄마였지만, 그런 엄마를 살아가게 한 것은 힘겨운 호흡에도 밝게 웃는 아들, 성준이 아니었을까. 살아줘서 고마운 아들, 오늘보다 더 마음 편히 숨 쉬는 내일을 엄마는 꿈꾼다.
우리 사회의 민낯을 여실히 보여주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 그 속에 성준이와 엄마의 벅찬 사랑을 들여다보는 ‘휴먼다큐 사랑’의 올해 마지막 이야기 ‘성준이와 산소통’은 오는 5월 29일(월) 밤 11시 10분에 방송된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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