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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 선사시대서 현재까지...음식으로 본 세계의 역사

■인류 역사에 담긴 음식문화 이야기 (린다 시비텔로 지음, 린 펴냄)





“사람은 무엇을 먹고 마시는지에 따라 생각하고 꿈꾸고 행동한다.”

이탈리아 소설가이자 시인인 F.T. 마리네티의 말이다. 무엇을 먹었는지에 따라 그날의 기분과 행동이 달라지는 경험, 색다른 느낌을 얻기 위해 새로운 음식을 찾아 나선 경험을 떠올리면 마리네티의 말에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신간 ‘인류 역사에 담긴 음식문화 이야기’는 선사시대부터 현재까지 음식문화를 다루면서 중요한 역사적 사건들이 어떤 형태로 또 어떻게 인류의 다양한 음식문화에 서로 영향을 미쳤는지에 관해 ‘코스 요리 10가지’로 푸짐하게 차려냈다. 음식을 매개로 한 인류 역사에 대한 통찰이 빛난다. 책을 읽어나가다 보면 새로운 음식이 발견될 때마다 다른 생각을 하고 다른 꿈을 꾸는 인류를 만날 수 있다.

인류는 불을 이용하면서부터 음식을 조리하기 시작했다. 즉 사냥과 채집한 것들을 날것으로 먹다가 비로소 익힌 음식을 맛보게 된 것. 이는 단순히 불의 발견으로 인해 익힌 음식을 먹게 된 역사가 아닌 인간이 불을 이용하고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한 인류의 위대한 발견이다.



책은 인간이 어둠이라는 공포를 떨쳐내게 된 이야기, 이제는 나트륨 섭취가 건강의 적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백색의 황금’으로 불렸던 소금 이야기 등을 명료하게 정리해 낸다. 특히 소금값으로 만들어진 만리장성 이야기는 흥미를 끈다. 진시황은 막대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소금 생산을 국가가 독점해 세금을 징수했는데, 이 소금세가 상품에 대한 최초의 독점권 행사 사례로 추정된다.

또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은 음식문화사에서는 새로운 식재료의 출연을 의미한다고 강조한다. 콜럼버스의 향해 이후 전 세계의 모든 나라는 옥수수, 칠면조, 블루베리, 카카오, 토마토 등 새로운 식재료와 요리법의 ‘폭격’을 맞았다. 그러나 유럽 등 구대륙이 신세계의 음식을 받아들이는 데는 300년 이라는 긴 세월이 흘렀다.

이 외에도 커피를 사랑하게 된 프랑스인, 샌드위치 백작, 미국 남부 노예들의 소울 푸드, 카우보이 음식, 애초에 약으로 시판됐던 코카콜라, 식욕과 함께 성욕이 금기시됐던 빅토리아 시대의 영국과 미국에서 일어났던 거식증과 폭식증 등 식이장애도 상당히 흥미를 끈다. 2만3,000원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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