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광주 나눔의 집에 거주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9일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퇴촌면사무소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90) 할머니는 이날 오전 9시 불편한 몸을 부축을 받으며 투표를 마쳤다. 이옥선 할머니는 “일본에 당당하게 맞설 수 있는 대통령을 뽑기 위해 희망을 갖고 투표했다”며 “그동안 (진정한) 사죄를 못 받아서 애를 썼는데 이번에 당선되는 대통령은 일본에 공식사죄와 법적 배상을 반드시 받아냈으면 한다”고 말했다고 나눔의 집은 전했다. 해방 이후 중국에 거주하다가 2000년 귀국해 이듬해 어렵게 국적을 회복한 이옥선 할머니는 이번이 네 번째 대통령 선거로 꼬박꼬박 투표에 참가했다.
박옥선(93), 김군자(91), 하점연(95) 할머니도 오전에 함께 투표할 예정이었으나 나눔의 집에 함께 거주하는 김순옥(95) 할머니가 병세 악화로 병원으로 옮겨지는 바람에 장애인용 승합차를 이용하지 못해 동행하지 못했다. 세 할머니는 오후 2시 따로 투표장을 찾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나눔의 집에 거주하는 ‘위안부’ 피해자 10명 중 나머지 6명은 아흔을 넘긴 나이에다 깊어진 병세 탓에 투표가 어려운 상황이다.
/성윤지인턴기자 yoonj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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