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대 대통령 선거일인 9일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한국외국어대 대학원 건물에 마련된 투표소에는 노인들은 물론 젊은층의 발길이 이어졌다. 투표가 시작된 오전 6시부터 20~30여명이 꾸준히 투표소를 찾아 10분여 정도를 기다린 후에야 투표를 할 수 있었다.
투표소를 찾은 사람들은 현재 상황을 위기로 진단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나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4년간 외국에 머물렀다가 올해 귀국했다는 오훈수(63)씨는 “밖에서 한국을 보니 국제적으로 위기상황에 처해있는 게 뚜렷하게 보이더라”며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영업을 하고 있는 한석암(39)씨는 “지난 4년간 사람들 씀씀이가 보통 준 게 아니다 보니 개인 사업하는 사람들은 직격탄을 맞았다”며 “대통령이 될 사람은 대기업을 우선하는 경제정책을 펴기 보다 서민을 먼저 생각해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투표소에 나와 당선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고 ‘소신투표’를 한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안 될 사람을 찍고 왔다”고 말한 대학생 유형래(26)씨는 “누구나 다 주변에서 정치적으로 어렵다고 포기하라고 하지만 끝까지 자기 길을 가는 사람을 응원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올해 처음 투표를 했다는 대학생 오해승(20)씨는 “첫 투표를 할 수 있는 날을 기다려왔다”며 “처음 투표를 하는 만큼 안 될 것 같아도 내 생각과 같은 후보자에게 표를 주고 왔다”고 말했다.
투표를 하고 나오는 사람들의 얼굴은 대체로 밝았다. 아이들과 함께 투표장을 찾은 부모들은 아들과 딸을 안은 채 투표소 앞에서 함께 인증샷을 찍었다. 홀로 투표장을 찾은 이들은 도장이 찍힌 손으로 자신이 투표한 후보자의 번호를 만든 뒤 셀카를 찍기도 했다. 노모와 함께 투표소를 찾은 장수연(39)씨는 “찍은 인증샷을 밴드에 올렸다”며 “다들 이걸 보고 투표소를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우보기자 ub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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