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선거 이후에도 부동산 시장에서는 서울 중심의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꾸준한 수요가 상승세를 이끌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지방에서는 미분양, 시세 하락이 나타나는 등 전국적으로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과 중도금대출 규제 등의 영향으로 상승세가 꺾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8일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대선 이후에도 서울 지역의 집값 오름세는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서울 입주물량은 지난해보다 크게 늘지 않은데다 강남 재건축단지 중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적용에서 벗어나는 곳과 강북 역세권 주변 뉴타운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견고해 최근 추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대선 이후 시세 상승세를 이끌 동력이 신규 분양 아파트가 될지, 재건축아파트가 될지에 대한 전망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다소 엇갈린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콘텐츠본부장은 “최근 시장 분위기를 보면 예상보다 탄탄한 실수요자층이 신규 분양 시장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향후 서울 주요 도심을 비롯해 경기도 남양주, 평택 고덕을 포함한 수도권 택지지구 등 입지가 우수한 곳에 공급되는 아파트에는 수요자가 몰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투자자금의 상당 부분이 신규 분양 아파트 대신 재건축아파트로 유입되면서 재건축아파트 중심의 시세 상승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부동산 시장의 상승세가 대선 이후에는 주춤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올 하반기 부동산 시장의 보합 또는 약세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하면서 그 근거로 정부의 중도금대출 규제 강화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제시했다. 심 교수는 “최근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린 것은 금리 인상을 위한 사전 작업일 가능성이 있다”며 “대출금리가 높아지면 서민들의 부담이 커지면서 부동산 시장이 꺾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위원은 “새 정부에서도 가계부채 문제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는 ‘연착륙’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중도금대출 규제가 완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서울 역세권 아파트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대출 부담이 적은 소형 면적이 유망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강남 재건축아파트 단지에 악재로 꼽히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는 예정대로 내년 부활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안성용 우리은행 WM자문센터 차장은 “현시점에서 제도가 다시 유예되거나 폐지될 가능성은 낮지만 대통령이 정해지면 강남 재건축아파트 단지 주민들을 중심으로 유예 또는 폐지 요구가 더 강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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