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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에 갇힌 대한민국...황금연휴 망쳤다

■미세먼지가 바꿔놓은 휴일 풍경

손님들 마스크 쓴채 힘겹게 쇼핑

연휴 특수기대 명동상인들 울상

잠실역 롯데월드몰 지하 등

실내공간엔 고객들 인산인해

중국발 황사 등으로 인한 미세먼지가 전국에 기승을 부리면서 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눈만 보이는 마스크를 낀 채 길을 걷고 있다. /권욱기자




한반도가 미세먼지라는 ‘감옥’에 갇혔다. 주말 내내 기승을 부린 미세먼지가 휴일 풍경을 바꿔 놓았다. 주말이면 인산인해를 이루던 공원과 광장에는 오가는 사람이 없어 적막감이 흘렀다. 반면 대형 쇼핑몰 등 실내공간에는 미세먼지를 피하려는 사람들이 몰려 온종일 혼잡했다.

7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석촌호수공원. 주말이면 가족과 연인들로 발 디딜 틈이 없던 공원을 둘러싼 길가는 매우 한산했다. 공원에는 주말 대낮인데도 종종 운동을 나온 60대 주민과 마스크를 낀 채 데이트를 하러 나온 커플 몇몇만 있을 뿐 사람의 그림자를 찾기 어려웠다. 운동 중인 어용출(76)씨는 “운동을 하러 나오긴 해야 하고, 미세먼지는 차단해야 해서 한 달에 마스크만 10~20개를 사서 쓴다”며 “눈이 따갑고 목이 아파서 운동을 못 나올 때도 잦다”고 아쉬워했다.

미세먼지는 거리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노점상인 서울 중구 명동의 풍경도 바꿨다. 쇼핑몰과 화장품 가게들은 문을 활짝 열고 영업 중인 탓에 미세먼지가 실내로 그대로 들어왔다. 손님들은 눈만 보일뿐 얼굴 전체를 뒤덮는 방진 마스크를 쓴 채 힘겹게 물건을 골랐다. 휴일을 맞아 쇼핑을 나온 나한일(27)씨는 “실내라고 미세먼지 상황이 다를 거 같지 않아 마스크를 쓰고 있다”며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계속 끼고 있으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황금연휴 특수를 기대하던 상인들도 미세먼지로 울상을 지었다. 명동의 한 편의점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 박모씨(24)는 “미세먼지 탓에 지난주에 비해서 10~15% 정도 손님이 줄어든 것 같다”며 “외국인 관광객은 차이가 없는데 내국인들의 방문이 줄었다”고 말했다. 석촌호수공원에서 음식을 파는 양모(27)씨도 “평소에 비해 손님이 30%가량 줄었다”며 “장사도 잘 안 되는데 3~4시간씩 밖에서 근무하면 눈도 따갑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전국의 실내공간은 미세먼지를 피해 온 사람들로 가득찼다. 휴일은 보내야 하고 그러다보니 그나마 외부공기와 차단된 실내를 찾은 것이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 지하 1층에는 잠실역에서 하차해 물밀 듯이 밀려들어오는 고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아들과 어머니와 함께 이곳을 찾은 김동성(40)씨는 “아무래도 아이도 있고 어머니 모시고 나오려면 오늘같이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외부에 못 나가겠다”며 “쇼핑몰에서는 식사, 쇼핑 뭐든지 가능해서 왔다”고 말했다.

한편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서울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 평균은 17㎍/㎥, 미세먼지(PM10)는 106㎍/㎥를 기록했다. ‘보통’ 수준은 PM2.5는 16~50, PM10은 31~80이다. 전국의 미세먼지 농도는 8일부터 옅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우보·변수연·박우인기자 ubo@sedaily.com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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