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대회 우승자가 바뀌는 ‘춘추전국의 필드’의 종결자는 10년차 베테랑 ‘기부천사’ 김해림(28·롯데)이었다. 김해림은 17번홀(파4)에서 터진 신기의 샷 이글을 앞세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가장 먼저 시즌 2승을 달성했다.
7일 충북 충주의 동촌GC(파72·6,485야드)에서 끝난 교촌허니 레이디스오픈에서 김해림은 3라운드 합계 4언더파로 정상에 올랐다. 통산 4승째로 우승상금은 1억원. 지난 3월 중국에서 열렸던 시즌 두 번째 대회 월드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던 김해림은 이로써 올 시즌 처음 2승을 밟았다. KLPGA 투어는 지난 시즌 7승을 쓸어담은 박성현이 미국으로 떠난 뒤 올 시즌 6개 대회에서 우승자가 모두 다른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었다. 김해림은 6개 출전 대회에서 2승을 챙기며 절대 강자로의 발판에 올라선 셈이 됐다.
교촌허니 오픈은 김해림이 지난해 데뷔 8년 만에 첫 승을 올렸던 뜻깊은 대회다. 대회 2연패를 1·2라운드 공동 선두 등 시종 1위를 지키는 ‘와이어투와이어’로 해낸 김해림은 시즌 상금 약 2억9,200만원으로 상금 1위로 올라섰다.
지한솔과 함께 1타 차 공동 선두로 출발한 김해림은 마지막 날 이글 1개와 버디 2개, 보기 4개로 이븐파를 기록, 2년차 정슬기를 1타 차로 따돌렸다. 앞 조의 정슬기가 3언더파로 먼저 경기를 끝낸 가운데 1언더파의 김해림은 세 홀을 남기고 있어 승산이 희박해 보였다. 김해림은 그러나 16번홀(파4) 버디로 정슬기와의 격차를 1타 차로 좁히더니 17번홀(파4) 87m 거리에서의 두 번째 샷을 그대로 넣어버렸다. 홀 오른쪽에 떨어진 볼이 절묘하게 왼쪽으로 휘어들어갔다. 앞서 13번홀(파5)에서는 왼쪽으로 어긋난 샷이 나무를 맞고 코스로 들어오는 행운도 따랐다. 잇따른 ‘묘기’로 순식간에 단독 선두로 나선 김해림은 18번홀(파5)에서 동타 위기를 맞았으나 그린 뒤에서의 네 번째 샷을 홀 1m에 붙여 우승을 결정짓는 파를 넣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도 마지막 날 샷 이글(5번홀)을 터뜨렸던 김해림은 “이글은 우승”이라며 웃어 보였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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