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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情을 팝니다"...'다큐 3일' 남광주 도깨비시장 72시간

오늘(7일) 방송되는 KBS 2TV ‘다큐 3일’에서는 광주 남광주 도깨비시장 72시간이 그려진다.

모두가 잠든 새벽 가장 먼저 하루가 시작되는 곳 남광주 도깨비시장. 깜깜한 어둠 속 누구보다 분주히 새벽을 맞는 사람들의 활기를 전한다.

/사진=KBS 2TV ‘다큐 3일’




■ 광주광역시에서 가장 먼저 하루가 시작되는 곳 ‘남광주 도깨비시장’

현대화된 건물들 사이 보물처럼 숨어있는 ‘남광주 도깨비시장’은 새벽 3시부터 오전 9시까지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시장이다.

과거 역사(驛舍)의 주차장에 터를 잡은 ‘남광주 도깨비시장’은 1930년 ‘신광주역’의 개통과 함께 벌교, 보성 등에서 직접 잡고 기른 해산물과 농산물을 열차에 싣고 와 팔던 것에서 시작되었다.

2000년 8월 10일 자정을 기해 역사는 문을 닫게 되었지만 지금까지도 과거의 모습을 유지한 채 광주 시내에서 유일하게 매일 열리는 새벽시장으로 자리하고 있다.

내가 스물세 살부터 여기를 다녀서 지금 팔십이에요. 여기서 세상을 보내버렸지

- 전오순(80)



■ 넘치는 정(情)과 흥으로 새벽시장을 여는 사람들

세 가족이 함께 장사를 하는 고영수(48)씨는 도착과 함께 어두웠던 새벽시장의 불을 밝히고 그 아래에서 물건을 정리하며 하루를 연다.

불이 들어옴과 동시에 시장과 함께 오랜시간을 보낸 상인들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손님들의 발길을 붙잡고 귀를 쫑긋하게 하는 덤으로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3년 째 이곳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김명자씨의 추어탕에도 봉지 가득 인심이 담겨있다. 오천 원 이라는 저렴한 가격이지만 그녀가 담아내는 추어탕 봉지는 훈훈한 인심과 덤으로 가득하다.

또한 넘치는 흥을 무기로 손님들의 이목을 끄는 생선장수 유수진씨. 이르게 시작되는 일과로 피곤할 법도 하지만 특유의 쾌활함으로 무장한 그녀는 ‘남광주 도깨비시장‘의 명물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처음에는 시장이 어둡죠. 일찍 나온 죄로 가로등 담당이에요.

- 고영수(48)

몇 년 동안 한 봉지에 오천 원. 그런데 엄마들은 이것도 적다고 해

- 김명자

밑바닥부터 시작할 수 있는 곳은 여기라고 생각해요.

밑바닥부터 배우는 게 맞는 거고요. 이제 차곡차곡 앞으로 갈 겁니다.

- 유수진

■ 인심과 더불어 추억도 함께 파는 ‘남광주 도깨비시장’

모든 것이 대형화되고 도처에 마트가 들어서 간편한 요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새벽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



광주에 사는 여동생을 만나러 왔다가 시장에 들른 강순복(59)씨도 ‘남광주 새벽시장’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밀양에서 왔다는 그녀는 시장의 모습에서 어렸을 때의 추억도 함께 떠올린다. 또한 매일같이 이곳을 찾는다는 이선옥(52)씨도 시장 자랑에 여념이 없다.

저렴한 가격에 덤까지 챙긴 그녀의 양손은 훈훈한 정과 인심으로 묵직하다.

도시 속의 시골 시장이라 해야 하나

시골 장터 그런 느낌이에요.

어렸을 때 우리 시골 장터 있잖아요 그런 느낌

- 강순복(59)

사람 사는 냄새가 나잖아요 활기차고

그리고 다른 곳보다 저렴하고 또 덤이라는 게 있고

- 이선옥(52)

■ 그럼에도 내일의 태양은 뜬다!

시장과 함께한 상인들의 시간만큼 삶의 의미도 함께 쌓여 있다.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이광임(53)씨는 시장 사람들의 모습에서 위로를 받고,

매일 무안에서 광주로 물건을 떼와 장사를 하는 배태중(49)씨도 새벽시장 사람들을 모습을 보며 스스로를 돌아본다.

긴 시간 누구보다 서로를 이해하고 의지하며 아침을 맞는 사람들. 깜깜한 새벽을 환하게 채우는 상인들의 미소에서 내일의 희망을 발견한다.

어렵네 어렵네 하지 말고 전통시장에 한번 나와보세요.

사람 사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게 전통 시장이에요.

- 이광임(53)

그동안 노력하고 살았던 것들이 나는 굉장히 노력했다고 생각했는데 여기 사람들을 보면서 너무 방만했다고 느꼈어요.

- 배태중(49)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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