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 조각 1세대인 원로작가 송덕빈(84)의 회고전이 오는 9일까지 종로구 인사동길 선화랑에서, 이어 10일부터 21일까지 인천아트플랫폼에서 잇달아 열린다.
작가의 오랜 주제 중 하나인 모정(母情)은 어려운 형편에 11남매를 낳아 기른 어머니에서 비롯했다. 자식을 끌어올리고 부둥켜 안은 어머니의 모습은 간략한 형태지만 깊은 공감을 이끈다. 작가는 “고개를 떨군 작품 속 어머니는 처참하다 못해 처연하게 산 어머니의 삶 그 자체”라고 소개한다. 작품의 형태는 피카소의 조각이나 원시예술에서 차용한 듯한 이국적 정취를 풍기지만 그 안의 인물들은 지긋이 감은 긴 눈, 콧구멍 뻐끔한 낮은 코 등 단순한 표현으로 한국적 친숙함과 풍부한 감성을 우려낸다. “꾸밈을 적게 하려는 생각으로 작품을 만들었기 때문”이라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
송 작가는 교육자로서 인천남중·고 등지에서 35년간 미술교사로 재직했다. 미술실 한쪽에 ‘손이 놀지 않는 곳에 창조가 있다’고 써 붙여 두고 독려하며 자율성을 강조한 덕에 다방면에서 활약하는 청출어람의 작가들을 양성했다. 한기주·고정수·노용래·김영식·황봉익·정현 등 제자들이 스승의 회고전에 찬조 출품해 눈길을 끈다. 정년 퇴임한 그는 강원도 평창으로 작업실을 옮겼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