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꼴찌’인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가 2일 열린 마지막 TV토론회에서 개혁보수가 나아가야 할 올바른 길을 강조하며 국민들을 향해 절절한 호소문을 썼다.
유 후보는 이날 토론 말미 자신의 발언 시간을 최대한 아낀 뒤 작심한 듯 카메라 정면을 응시하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제가 오늘 국민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어 시간을 아꼈다”며 “지난겨울 바른정당을 창당한 것은 정말로 따뜻한 공동체,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개혁보수의 역할을 다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운을 뗐다.
유 후보가 작심 발언을 시작하기 전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는 상승세를 타고 있는 지지율 추이에 도취된 듯 다소 불량한 태도로 유 후보를 비아냥대며 시청자들의 반감을 사기도 했다. 홍 후보는 유 후보의 성폭력범 처벌 수위와 관련한 질문에 “(탈당을 결행한) 바른정당 의원들을 만나보니 유 후보가 덕이 없어서 대선을 못 치르겠다고 하더라”며 “그 단속이나 잘하라”고 맞받아쳤다. 홍 후보는 또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정치적으로, 인간적으로, 정책적으로 배신한 유 후보는 대구에서 앞으로 정치하기 힘들 것”이라고 비꼬았다.
이에 유 후보는 한국당과 홍 후보를 동시에 겨냥해 “낡고 썩은 보수, 부패한 보수는 궤멸하고 말 것”이라며 “오늘 바른정당의 국회의원 13명이 당을 떠났다. 힘들고 어렵고 외롭지만 저는 실망하지 않는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이어 “‘신에게는 12척의 배가 남아 있다’고 말한 이순신 장군을 생각한다”며 “저는 국민들이 진정으로 안보와 민생에 대해 원하는 길을 가고 싶었고 (지금도)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절대 포기 않겠다. 저는 끝까지 가겠다”고 거듭 완주 의지를 밝혔다.
유 후보는 발언 중간 감정이 복받친 듯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고 순간순간 충혈된 눈가가 촉촉해지기도 했다.
그는 “폐지를 수집하며 하루 7,000~8,000원 벌이를 하다가 쪽방에서 돌아가시는 분들, 청년 실업자,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라고 국가가 있는 것”이라며 “지금의 한국당으로는 희망이 없고 진보 세력은 너무 급진적이고 과격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에서 과연 어느 후보가 앞으로 5년간 대한민국의 문제를 가장 잘 해결할 최적임자인지 냉정하게 살펴보고 그날 결정해주시기 바란다. 국민들께서 내 손을 잡아달라”고 말을 맺었다.
/나윤석·김기혁기자 nagija@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