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는 1일 제주도와 호남·충청을 잇따라 방문하는 강행군으로 집중 유세를 벌였다. 보수 진영 결집으로 동남풍의 기세를 탄 홍 후보가 한반도 서남쪽에서 북상하는 동선을 따라 유권자들을 만나며 상승세 확산에 주력한 것이다.
이날 홍 후보는 야권의 심장인 광주를 찾아 ‘호남 사위’를 자처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처가가 전북 부안”이라며 “광주가 좀 달라졌으면 좋겠다. 이제는 지역감정을 없앨 때가 됐다”고 말했다. 걸쭉한 목소리로 ‘영산강 뱃노래’의 한 소절을 불러 젖힌 홍 후보는 “광주 시민 여러분들이 이번에는 그래도 10%는 (지지)해주지 않을까. 저는 10%만 찍어주면 은혜를 갚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또 “제가 1991년 3월부터 이듬해 8월까지 광주 시민으로 살았다”며 “그때 광주에서 검사로 일하며 깡패들을 많이 소탕했다. 대통령 후보 중 광주 시민으로 산 적이 있는 사람은 홍준표뿐”이라고 인연을 강조했다.
이어 홍 후보는 전주를 거쳐 대전 서대전공원으로 이동해 ‘자유대한민국 수호를 위한 충청·영남 대첩’ 유세를 펼치며 지지층 넓히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홍 후보는 대구경북(TK) 등 보수층 지지를 기반으로 급격한 상승세를 타며 2위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의 초접전을 벌이고 있다. 홍 후보는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되면 안 후보를 역전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판단 아래 독주체제를 굳힌 ‘문재인 때리기’에도 화력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리얼미터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여론조사(4월27~29일 조사,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에서 홍 후보는 16.7%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안 후보와의 격차는 4.2%포인트에 불과했다.
홍 후보는 이날 광주 일정 이전에 방문한 제주도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의 상왕은 이해찬이고, 안철수의 상왕은 박지원, 태상왕은 김종인”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그러면서 “홍준표의 상왕은 국민이고 이 나라 서민”이라고 자신했다.
앞서 홍 후보는 제주도당 방문 전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글에서 “이해찬의 공주 유세를 보면서 섬뜩함을 느낀다. ‘집권하면 보수를 궤멸시켜버리겠다’는 말은 캄보디아의 ‘킬링필드’를 연상시킨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나윤석기자 광주·대전=우영탁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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