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징검다리 휴일’ 첫날이자 노동절인 1일 청년과 수도권 표심 잡기에 나섰다.
문 후보는 이날 아들을 군대에 보낸 부모들과 군대 간 애인을 기다리는 여성을 뜻하는 이른바 ‘고무신’들을 서울 홍대의 한 카페에서 만나 애로를 청취했다. 오는 4일과 5일에 치러지는 사전투표의 주 참여자인 군 장병들을 겨냥한 것이다.
문 후보는 아들을 군대에 보냈던 경험을 소개하며 장병 복지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그는 “제 아내는 아들이 군대 갔을 때 군복 입은 군인만 보면 눈물을 흘렸다”며 “자식을 군대에 보낸 부모님이 걱정하지 않도록 사병들의 복지와 인권을 보장받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문 후보는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시기를 국가에 바친 것에 대해 제대로 보상할 필요가 있다”며 “오는 2020년까지 사병 급여를 최저임금의 50%로 높이도록 하겠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첨단과학 중심의 군으로 바꿔 사병 복무 개월을 18개월로 단축 △군에서 부상당한 병사들의 국가 책임 △군 장병들의 제한적 휴대폰 활용 추진 등을 공약했다. 이어 문 후보는 접경지역이자 군부대가 밀집한 의정부를 찾아 ‘안보 대통령’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안 후보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다’ 행사를 열고 ‘온국민멘토단’을 임명했다. 임명식에는 멘토단 1만명 중 300명이 대표로 참석했다. 안 후보는 전문가 그룹과 일반 국민들이 참여한 멘토단 구성을 통해 직접민주주의에 관심이 많은 청년층과 수도권 표심을 잡겠다는 포석이다. 안 후보는 “정말 배울 점이 많은 분들이라 제가 놀랐다. 얼마나 더 많은 새로운 멘토들을 만날지 가슴이 설렌다”며 “여기 계신 분들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겠다는 약속을 하겠다”고 역설했다. 이어 “당선되면 온국민멘토단을 대통령 직속기구로 두고 계속해서 말씀을 듣겠다”며 “이분들은 모두 사회편견에 맞서 싸운 공통점이 있다”고 치켜세웠다. 멘토단에는 천근아 연세대 의대 교수와 김민전 경희대 교수, 최훈민 청년IT스타트업 대표, 박광재 시각장애인도서관 관장, 김창규 한국웨딩플래너협회 회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어 안 후보는 인천을 찾아 문 후보를 비판하며 집중 유세에 나섰다. 그는 인천 남구 신세계백화점 앞 유세에서 “문 후보가 당선되면 자기를 지지하지 않는 국민을 적폐로 돌릴 것”이라면서 “국민을 적으로 삼고 악으로 생각하면 어떻게 통합이 되겠느냐. 계파 세력이 정권을 잡으면 줄 잘 서는 사람만 써서 결국 무능하고 부패한 정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 후보와 안 후보는 이날 노동절을 맞아 일제히 노동 관련 정책을 발표하며 노동계 표심 잡기에 나섰다. 단 문 후보 측이 한국노총과 정책 협약식을 하며 순조로운 일정을 보낸 반면 안 후보는 일부 민주노총 조합원의 방해로 전태일 열사 동상에서의 추모를 진행하지 못했다. 민주노총 측은 안 후보가 광화문 유세를 했음에도 고공 농성하는 노동자를 찾지 않는 등 노동에 대한 관심이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안 후보 측은 “민주노총 측의 집회 신고시간이 종료됐는데도 현장을 점거해 불상사가 우려된다”며 일정을 취소했다. 안 후보는 차를 돌려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가지 노동공약을 발표했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