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보안관’(3일 개봉) 상영을 앞두고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이성민(49·사진)은 이렇게 말하며 “박장대소까지는 아니더라도 동네 만화방에서 킥킥대면서 만화책 한 편 보는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보안관’은 부산 기장의 보안관을 자처하는 전직 형사 대호가 서울에서 내려온 성공한 사업가 종진(조진웅 분)을 마약사범으로 의심하면서 벌어지는 촌극을 그린 코믹 영화다. 이성민은 전직 형사이자 현재는 고깃집을 운영하지만 생업은 뒷전이고, 자율방범대 컨테이너를 아지트로 삼아 반백수 형·동생들을 거느리고 동네의 대소사를 관장하는 오지랖 넓은 대호 역을 맡았다.
이성민은 이번 작품에서 자연스러운 아재 연기로 웃음을 유발한다. 그러기 위한 노력도 남달랐다. “시골의 몸 좋은 아저씨로 보이게 몸을 만들고, 태닝을 했어요. 바닷가에 가면 볼 수 있는 구릿빛 피부에 액세서리를 하고 “이 구역에서는 내가 대장이야”라고 말할 것 같은 분위기가 웃음을 유발하게 말이에요. 멋있긴 한데 어딘지 모르게 좀 웃긴 그런 설정이지요. 그런데 코믹은 계산으로만 가능한 연기가 아니라서 정말 어려웠습니다.”
영화 ‘로봇, 소리’(2016)에 이어 ‘보안관’에서 생애 두 번째 주연을 맡은 현재 그는 배우로서의 고충도 털어놓았다. 전작인 ‘로봇, 소리’가 흥행하지 못했던 터라 그런지 이번에는 주연이라는 부담감이 특히 큰 듯했다. “‘로봇, 소리’ 하고 나서 이제 주연 안 한다고 했었는데, 그런 식으로 피하는 건 비겁한 것 같았어요. ‘보안관’이 앞으로 주연과 조연을 함께 할지 그동안처럼 조연만 할지 기로에 선 작품인 것 같아요.”
주연으로서 흥행에 대한 부담감이 그를 짓누르고 있는 듯 “이 작품의 흥행이 저에게는 아주 중요하다”는 말도 했다. 그러면서 이성민은 “주연이든 조연이든 가리지 않고 당당하게 그 무게를 감당하겠다”고 다부지게 각오를 밝혔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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