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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대철, "캐릭터나 인기?…그보다 더 중요한 건 진정성"

“입만 살아있지 않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어떤 역할을 만나든 제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진정성이에요”

배우 최대철/사진=조은정 기자




새로운 캐릭터를 통한 연기 변신이 어렵지 않냐는 질문에 ‘어떤 연기든 대하는 태도는 똑같다’고 단호하게 말할 정도로 최대철은 뚜렷한 소신을 가진 배우였다. 그러면서도 스스럼없이 농담을 건네고 질문을 너스레로 받아칠 줄 아는 소탈한 모습까지. 찌질한 삼촌부터 사기꾼, 조폭, 코믹한 비서 등 다양한 캐릭터로 시청자들을 만나 올 수 있었던 최대철의 힘이 바로 여기에 있지 않았을까.

그런 최대철이 최근 종영한 SBS ‘우리 갑순이’를 통해 이전에는 선보이지 않았던 매력을 발산하며 시청자들에게 자신의 이름 석 자를 각인시켰다. 극중 조금식으로 분한 최대철은 신재순(유선 분)과 함께 현실 재혼가정의 고충을 드러냄과 동시에 애절한 중년의 로맨스를 밀도 있게 그려냈다.

“캐릭터의 변화가 어렵다는 생각보다 조금식이라는 인물에 대해 궁금한 게 더 컸어요. 마흔 살의 조금식이라는 사람이 서른아홉까지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작가님과 선배님들께도 많이 여쭤보면서 조금씩 인물을 찾아나갔죠. 사실 조금식은 말투가 차가운 것뿐이지 그 차가움 속에 따뜻함이 있는 인물이에요. 저 역시 연기를 하면서 그 부분을 이해하게 되더라고요”

이 작품이 최대철에게 의미가 있는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문영남이라는 스타작가와의 만남에도 있다. 자신의 배우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된 ‘왕가네 사람들’을 만나게 해 준 장본인이기도 한 문영남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최대철의 새로운 매력을 끌어내줬다.

“저에게는 은인이죠. 작가님께서 이번에 늘 해오던 연기만 하면 거기에 안주하게 되고 시청자들도 널 그 면만 보게 된다. 난 네가 좋은 배우라고 생각한다. 이전과는 다른 역할이라 쉽지 앟겠지만 잘 해줬으면 좋겠다. 꼭 해내서 단단한 배우가 되라고 말씀해주셨어요. 막상 해보니 정말 쉽지는 않았지만 믿어주신 만큼 잘 해내고 싶었죠”

배우 최대철/사진=조은정 기자


그가 강조한 문영남 작가의 매력은 모든 인물을 이유 없이 흘려보내지 않는 세심함에 있었다. 극중 인물 누구에게나 한 번씩 마음껏 뽐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다는 것. 최대철 역시 현실에 있을 법한 재혼 가정의 상황으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등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적극 활용하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이는 파트너였던 유선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현장에서 같이 연기를 하면 이 사람이 얼마큼 대본을 보고 왔을 지가 느껴져요. 유선씨는 정말 한 신 한 신 최선을 다하는 좋은 배우에요. 사람으로서도 배려심도 많아서 저 역시 도움을 많이 받았고요. 유선씨가 신재순 역할을 해준 것이 저에게는 참 감사한 일인 것 같아요”

“잘했다고 생각되는 신은 하나도 없는 것 같다”고 말할 만큼 아직까지 연기로는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하는 최대철이지만, 여러 작품을 거쳐 오면서 확실히 그를 향한 대중의 시선은 달라졌다. 특히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무명배우로서 겪어온 고단함이 있었기에 현재의 성과에 더욱 감사할 수밖에 없다.



“사실 안 힘든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그저 저는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연기를 하는 게 돈이 안 되다보니 그만 두려고 할 때도 있었지만, 그때 아내가 내가 더 열심히 일 할테니까 연기를 계속 하라고 해줬죠. 와이프가 힘든데도 내색 안하고 버텨줘서 지금의 저도 있는 것 같아요”

배우 최대철/사진=조은정 기자


가족이 보내는 적극적인 지지로 여기까지 왔다면, 최대철에게는 배우로서 더욱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든든한 지원군이 생겼다. 최근 최대철은 배우 이범수가 대표로 있는 셀트리온 엔터테인먼트에 둥지를 틀며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게 됐다. 소속사 대표 이전에 연기 선배이기도 한 이범수의 존재가 그에게는 큰 힘이 되고 있다고.

“(이)범수 형님 역시 오랜 시간 배우로 살아오셨던 분이라 누구보다 저의 마음을 이해하시고 헤아려주세요. 그리고 제가 못 볼 수 있는 부분을 옆에서 봐주시고요. 대표님으로서도 소속배우에게 믿음을 주셨죠. 저 역시 형님께 믿음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해요”

‘믿음’이라는 말을 강조한 것처럼, 최대철의 목표와 고민의 지점도 그것에 대한 연장선 상에 있다. “입만 살아있지 않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라고 전하는 그는 조금 더 ‘진짜 배우’ 그리고 ‘진짜 연기’를 갈망한다.

“누군가 나를 어떻게 보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나를 봤을 때 진실성이 보였으면 좋겠어요. 물론 눈만 뜨면 유혹도 많지만, 제가 한 말에 대해서 책임을 지고 때로는 채찍질도 받으면서 저의 진심을 담은 진짜 연기를 하고 싶어요. 그것에 대해서는 항상 고민하고 있죠”

한편, 최대철은 현재 영화 ‘엄복동’을 촬영 중이다. 그는 극중 조선시대 사이클 선수 엄복동(정지훈)의 페이스메이커 병철 역을 연기하기 위해 사이클을 배우는 등 차근차근 작품을 준비해 나가고 있다.

“앞으로 영화 쪽에서도 인사를 많이 드리고 싶은 바람이 있어요. 물론 드라마, 영화, 뮤지컬 모두 다 똑같은 연기라고 생각해요. 지금처럼 최선을 다하고 진정성이 묻어나는 연기를 해서 좀 더 준비된 배우가 되는 게 제 목표에요”

/서경스타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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