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7일 오후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전격 회동했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9시30분터 10시15분까지 서울 그랜드호텔에서 김 전 대표를 독대하고 지지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후보는 김 전 대표가 내세워온 개헌 후 임기 단축에 대해 수용할 수도 있다는 의사를 김 전 대표에게 전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안 후보는 28일 통합정부 구상을 발표하면서 김 전 대표의 합류를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안 후보는 최근의 지지율 급락을 만회하기 위해 이탈 유권자 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표심 이반을 주도하고 있는 여심을 달래고 범보수 지지층을 회유하는 방향으로 각종 메시지 전달과 유세전에 나서고 있다.
여성 유권자를 겨냥한 차원에서 보육 공약이 발표됐다. 안 후보는 27일 누리과정 예산 전액을 중앙정부 재정으로 지원하겠다는 내용 등을 담은 정책을 공개했다. 안 후보는 “누리과정을 비롯해 보육·교육 문제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다시는 누리과정으로 인해 국론이 분열되고 학부모가 마음을 졸이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이번 공약의 취지를 소개했다.
이번 공약은 지난 11일 안 후보가 공립유치원 신설을 억제하는 듯한 말실수로 영유아 자녀를 둔 여성들의 공분을 산 것을 풀기 위한 전략 카드로 풀이된다. 당시 안 후보는 사립유치원 관계자들이 주도하는 행사에서 “대형 병설유치원 신설을 자제하고 사립유치원의 독립 운영을 보장하겠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후 안 후보 측은 자제시키려는 것은 ‘병설’이 아닌 ‘단설’ 유치원이라고 해명했지만 오히려 불에 기름을 끼얹은 격이 돼 이후 여성 지지율 하락을 촉발했다.
안 후보는 27일 범보수 진영의 기반인 영남권 공략에도 나섰다. 안 후보는 자신에게 쏠렸던 보수층이 최근 2주 새 급격히 동요하고 있어 이번 영남 유세에 특히 공을 들였다. 이날 대구와 경북 경주시를 잇따라 방문한 안 후보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게 맞설 대항마가 자신뿐임을 강조했다. 특히 대구는 방문한 지 열흘 만에 다시 찾았다. 안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한 후 두 번 방문한 곳은 호남과 대구뿐이다.
안 후보 진영은 이번주 말까지를 지지율 반등 여부를 좌우할 중대시점으로 보고 있다. 안 후보 측은 한때 50%에 육박했던 대구경북(TK) 지지율이 절반 가까이 빠지며 비상이 걸렸다. 특히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는 안 후보(25.5%)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22.9%)가 TK 지역에서 오차범위 내 박빙인 것으로 나타났다. 안 후보 캠프에는 이러한 추세가 계속돼 보수층 이탈이 빨라지면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퍼지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안 후보는 경주역 유세에서 “요즘 홍 후보의 지지율이 오르자 문 후보가 웃고 있다. 여러분의 한 표가 헛되지 않을 사람을 밀어달라”며 자신이야말로 문 후보의 집권을 막을 수 있는 대항마라는 점을 강조했다./구미=류호기자 대구·경주=빈난새기자 r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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