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이념적으로는 ‘보수층’을, 지역적으로는 ‘충남’ 표심을 잡기 위한 행보에 나서고 있다. 상대적으로 취약한 층을 집중 공략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격차를 벌리겠다는 계획이다.
문 후보는 2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하면 남북 간 상당 기간 대화는 불가능해지며 우리가 5년 단임 정부임을 생각하면 다음 정부에서도 남북관계 개선이 사실상 어렵다”고 밝혔다. 이는 보수층을 중심으로 ‘안보 불안’이 꾸준히 입에 오르내리는 만큼 강력한 안보관을 부각시키기 위한 발언인 것으로 보인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역시 북핵 동결을 전제로 해야만 재개할 수 있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그는 “북한이 핵을 동결한 뒤 핵폐기를 위한 협상 테이블에 나오면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을 재개할 수 있지만 적어도 대화 국면이 조성돼야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핵추진잠수함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문 후보는 “우리에게도 핵추진잠수함이 필요한 시대가 됐다. 현재 한미 간 원자력협정에 따르면 핵연료가 되는 물질을 미국에서 사들일 수가 없다”며 “미국과 한미원자력협정 개정을 논의하겠다”고 약속했다.
보수층을 겨냥한 안보 발언을 쏟아낸 문 후보는 다음날에는 충청 공략을 위해 충남 아산으로 달려간다. 충남은 문 후보와 안 후보의 최대 격전지로 꼽힌다. 문 후보는 28일 이곳에서 선거대책위원회의를 직접 주재할 예정이다. 캠프의 한 관계자는 “다음달 2일 여론조사 전에 경쟁후보들과의 격차를 벌려놓기 위해서는 충청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문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 집권 이후 초대 총리 인선과 관련해 “제가 (출생지가) 영남인 만큼 영남이 아닌 분을 초대 총리로 모시겠다”며 “염두에 둔 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국민의당은 뿌리가 같은 만큼 통합도 열어놓고 있다”며 정계개편 구상도 드러냈다. /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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