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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100일 다가오는데, 韓만 외교 공백

韓 외교 공백 길어지면서, 中·日 입장 '주입' 우려

트럼프 "韓, 중국 일부", 틸러슨 "日은 동맹·韓은 파트너" 논란

아베 일본 총리와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한국 대통령의 공백이 길어지면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와의 소통도 원활하지 못한 상황이다.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지난 1월 18일 “북한 위기로 인해 신임 미국 행정부와 한국 지도부 간에 조율이 요구된다면 트럼프는 전화를 들 용의가 있겠지만 받을 상대방이 없는 상황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한반도 정세가 급박하게 돌아가는 와중에 최우선 당사자인 한국이 논의의 최전선에서 밀려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트럼프는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 다음 날인 4월 6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북한의 도발 여부가 주목됐던 지난 24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및 아베 총리와 각각 통화했고 양일 모두 황 대행과는 통화하지 않았다.

중국과 일본 정상이 트럼프 대통령의 귀를 선점한 상황에서 해프닝으로 치부하기 어려운 징후들이 감지되고 있다. 트럼프는 앞서 지난 2월 23일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고 우려를 표하면서 “일본에 매우 불공정하다”고 말하고 한국에 대해서는 거론하지 않았다. 또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3월 15∼19일 한·중·일 3국을 순방하면서 가진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 때 일본을 ‘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동맹국’으로 칭하고, 한국은 ‘중요한 파트너’라고 칭한 것을 두고도 논란이 일었다. 틸러슨이 세 순방국 중 한국에서만 만찬을 하지 않은 것도 여러 억측을 낳았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지난 12일 인터뷰에서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 논의 내용을 말하면서 “한국은 사실 중국의 일부였다”고 말해 큰 파문을 일으켰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의 자국 중심주의적 ‘역사강의’를 들은 뒤 한반도에 대한 왜곡된 선입관을 갖게 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더불어 아베 총리가 한일 역사문제에 관해 트럼프 대통령이 선입관을 갖게 만들었다면 향후 한국 새 정부와 일본 간에 위안부 문제가 재등장할 경우 미국은 일본 입장 쪽에 쏠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내달 9일 대선 이후 한국 새 대통령의 방미 또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통한 ‘정식 정상회담’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한미 정상회담은 미국 새 정부 외교·안보팀 진용이 갖춰진 다음에 하면 된다”며 “진용이 갖춰지기 전에 정상회담을 하는 것은 ‘상견례 정상회담’이 될 뿐”이라고 말했다. 이왕에 늦어진 트럼프와의 정상회담을 조기에 하려다 졸속 회담에 그칠 수 있으니 제대로 준비해서 내용있는 회담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박신영인턴기자 s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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