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의 지난 24일 의원총회를 계기로 물밑에서만 은밀히 진행되던 중도·보수 진영의 후보 단일화 이슈가 수면 위로 급부상했다. 대선이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말만 무성하던 반문(反文) 진영의 연대·단일화 논의가 본격화될 경우 대선 지형을 재편하는 폭발력을 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바른정당이 의총에서 3자 단일화 이슈를 중도·보수 진영에 던지면서 정치권은 25일 온종일 연대 문제를 놓고 갑론을박을 벌였다.★관련기사 6·7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먼저 단일화의 불을 지폈다. 홍 후보는 이날 “이념과 정체성이 너무 다른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는 단일화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제한 뒤 “유승민(바른정당)·남재준(통일한국당)·조원진(새누리당) 등 보수 진영 후보가 이번주 안에 대통합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속 의원들의 거센 단일화 요구에 직면한 유승민 후보는 “기존 입장에서 달라진 게 없다”며 완주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하지만 3~4%에 그치는 지지율이 답보상태를 이어간다면 소속 의원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단일화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흔들림 없는 자강론으로 대선국면을 헤쳐온 안철수 캠프도 바른정당과의 단일화 제안에는 일단 선을 그었다.
이날 오후 열린 4차 TV 토론회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단일화 여부를 질문하자 안 후보는 “선거 전 연대는 없다고 백번도 넘게 말했다. 집권 후 담대한 협치·연정에 나서겠다”고 했고 유 후보 역시 “후보 동의 없이는 단일화 못한다”고 거부 의사를 거듭 밝혔다.
/나윤석·류호·김기혁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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