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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군 창건일…긴박한 한반도] '도발-대화' 기로에 선 北

中 석유공급 중단 등 압박

도발자제…탐색전 벌일 듯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지난 15일 개최된 열병식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연합뉴스




중국이 북한의 추가 도발 시 석유 공급 중단 등 초강력 제재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연일 보내는 가운데 25일 인민군 창건일을 맞는 북한이 중대 기로에 서게 됐다. 중국마저 적으로 돌리고 미중과 동시 대결하는 길을 가느냐, ‘대화’로 전략을 선회하느냐를 조만간 결정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외교·안보·국방당국은 창군일을 하루 앞둔 북한의 움직임을 면밀히 감시·분석했으나 뚜렷한 도발 징후는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연구기관과 언론들도 북한이 6차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레드라인(금지선)’을 넘는 도발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중국이다. 미중 정상회담 이후 중국이 북한에 대해 달라진 태도를 연이어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도 중국 관영언론들은 북한이 추가로 도발한다면 원유 공급을 중단하는 등 강력히 제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북한은 이 같은 중국의 태도 변화에 대단히 불쾌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1일 조선중앙통신은 한 ‘주변국’을 지목해 “남의 장단에 춤을 춘다”고 비난한 바 있다. 중국이 미국과의 거래 결과로 오랜 동지인 북한을 등지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글이다.

외교·안보 분야의 한 전직 고위당국자는 “북한은 이미 김정일 시대부터 중국이 미국과의 딜(deal)에 따라 언젠가 북한을 버릴지 모른다는 의심을 갖고 있었다”면서 “지금은 그러한 의심이 현실화하는 단계여서 북한의 고뇌가 대단히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중국까지 적으로 돌리거나 아니면 중국의 요구에 따라 핵·미사일 도발을 멈추고 대화의 장으로 나오느냐를 결정해야 하는 시기가 다가왔다고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외교 분야 당국자는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을 멈추고 대화에 나선다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체면이 모두 서는 것”이라면서 “이 같은 결과를 위해 중국이 물밑에서 북한에 대한 ‘당근’도 함께 제시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러나 이 당국자는 “북한은 한고비만 넘으면 핵보유국 지위에 오를 수 있다고 자체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과의 적대관계를 각오하고 핵·미사일 질주를 계속할 가능성도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외교가에서는 북한이 4월 내내 추가 도발을 하지 않을 경우 오는 5월부터는 대화의 계기가 생길지 모른다는 전망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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