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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저성장 시대, 식품산업서 해답 찾자

안동환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





저성장 시대의 화두는 단연코 일자리다. 이런 시기에 일자리를 늘려가는 효자 산업이 있다. 바로 식품산업이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하는 고용보험 가입 상시근로자 수를 보면 식품산업은 꾸준히 높은 증가세를 보인다. 식품산업은 불황기에도 견조한 성장을 보이는 경기 방어적 산업이라 전반적인 경기 침체와 구조조정에도 고용을 창출해 국가 경제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지역에서 생산된 원료 농산물을 이용해 부가가치 및 고용을 창출함으로써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많은 전문가는 식품산업을 미래성장산업의 하나로 꼽고 있다. 올해 세계 자동차 시장의 규모를 약 2조달러로 추정하고 있다. 식품산업은 3배에 달하는 6조달러로 예상된다. 세계 식품산업의 높은 성장성, 부가가치 창출 가능성, 국가 경제 파급효과 등을 고려할 때 저성장 극복을 위한 식품산업의 가치와 가능성은 충분하다.

장기 저성장의 위기에 직면한 우리 경제의 성장을 견인하는 미래성장산업으로 식품산업의 잠재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우리 정부와 식품업계, 농업인, 그리고 국민의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먼저 식품산업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각종 규제를 적극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시민의식의 성숙으로 거리에 버려지는 껌이 줄어들어도 폐기물 부담금은 증가하는 모순, 새로운 식품의 출현을 가로막는 식품공전(식품·식품첨가물의 안전관리를 위한 기준서)이나 술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주세체계 등 식품산업 여건의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 다양한 규제의 개선 노력과 부처 간 협력이 절실하다.



다음으로 소비자의 기호 변화와 식품 소비 트렌드에 부합하는 다양한 제품 개발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연구개발(R&D) 투자 확대와 전문인력 육성이 필요하다. 지난 2014년 제조업 전체의 R&D 투자 규모는 44조원에 달한다. 식음료업은 1%에 불과한 4,533억원에 지나지 않는다. 식품기업의 R&D 투자 확대를 촉진하고 기업의 현장 애로 기술 R&D 지원을 늘리는 등 식품산업의 R&D를 제조업 평균 수준으로 확대해나가야 한다.

셋째, 협소한 국내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수출 시장을 확대해나가야 한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수출시장에 그치지 않고 할랄 시장과 남미 시장 등으로 수출국을 다변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들 시장의 소비 트렌드나 교역정책과 규제 등에 대한 수출기업 맞춤형 정보 제공과 함께 상품에서부터 기술, 브랜드까지 이어지는 식품산업 수출의 고도화로 나아가도록 해야 한다.

넷째, 우수한 국내 농산물 원재료의 안정적인 조달로 식품산업의 국제경쟁력 강화와 고부가가치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농업과 식품산업의 연계가 반드시 필요하다. 식품기업이 원하는 품질의 원료 농산물에 대한 안정적 공급체계 구축과 함께 산지와 식품기업을 연결하는 코디네이터 조직의 육성과 활성화가 시급하다.

마지막으로 식품산업이 장기 저성장 기조에 직면한 국민 경제의 성장을 선도하고 국제 경쟁력 강화로 미래성장산업이 되기 위해 식품산업정책 추진체계의 정비가 필요하다. 머지않아 출범할 새 정부에서도 식품산업의 미래성장산업화 기조가 유지되면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식품산업정책의 지속적인 추진이 이뤄지기를 기대해본다. 안동환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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