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분당에서 서울 강남으로 출퇴근하는 김영겸(29) 씨는 비가 오면 버스를 타기가 꺼려진다. 물이 뚝뚝 떨어지는 우산 때문에 곤혹을 치른 경험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김 씨는 “우산집을 씌우면 서로에게 불편을 끼치지 않을 텐데”라며 아쉬워했다.
서울메트로 등은 비가 오면 지하철 역사에 일회용 비닐 우산집 설치대를 운영한다. 하지만 몇 명만 우산집을 사용하지 않아도 역사와 지하철에는 이내 빗물이 고인다. 바닥에 빗물이 고이면 미관상 보기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바닥이 미끄러워진다. 특히 겨울철에는 바닥에 떨어진 물이 얼어버려 빙판길이 되기도 한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미끄러져 넘어지는 사고를 예방하고 미관상 불쾌함을 막기 위해 비닐 우산집을 제공한다”며 “지하철 이용객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는 모든 승객이 반드시 우산집을 이용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비닐 우산집은 일회용이다 보니 환경보호 차원에서 휴대용 우산집을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자원순환사회연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연간 일회용 비닐 우산집 사용량은 2억 장에 이른다. 한번 사용하고 여기저기 아무 데나 버려 재활용하기도 쉽지 않다. 박다효 자원순환사회연대 연구원은 “비닐 우산집은 두께에 따라 썩는 데 100년 이상이 걸린다”며 “조만간 휴대용 우산집을 들고 다니자는 캠페인과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두형·김정욱기자 mcdj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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