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훈 작가의 ‘강택구’가 오는 21일부터 대학로 무대에 오른다.
분단문제를 경쾌하게 해석한 ‘강택구’는 러시아 유학파 1세대 전훈, 박신양, 김태훈, 김유석이 모스크바 현지에서 제작발표하여 논란이 이어졌던 작품이며 그 이듬해인 96년에 동서희곡문학상 신인작가상을 수상하여 한국에 소개된 연극이다.
전훈사실주의 희곡전의 여섯 번째 작품에 선정된 ‘강택구’가 김정근 연출로 앙코르 공연을 앞두고 있다.
신세대감각의 분단문제연극이 될 ‘강택구’는 어린 시절부터 분단과 이산가족의 문제에 대하여 피부로 느껴왔던 작가의 개인적 경험이 녹아 들어가 있다.
그동안 통일을 다뤘던 작품들이 너무 교훈적으로만 흘러왔거나, 사실적이지 못했던 점에 비해 영화적 기법인 플래시백, 그리고 가요등의 코드를 연극에 차용해 쉬우면서도 웃음이 끊이지 않는 강택구를 탄생시켰다.
강택구역을 맡은 한덕호 배우는 실제 탈북인을 만나 그들의 가치관과 사상은 물론 그들만의 말투와 은어까지 배우게 되는 경험을 가지게 된다. 이는 고스란히 작품에 녹아 들어가 강택구를 통해 보여지는 이북의 모습과 이북사람들의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호기심의 차원을 떠나 정말 이북사람과 이야기하는 듯한 생각까지 들게 만든다.
시공을 넘나드는 무대 역시 관극 포인트이다. 실제 무대위에 꾸며져있는 장소는 책상하나와 의자 한 개가 덜렁 놓여진 도무지 용도를 알 수 없는 지하실이 전부이다. 그러나 이 지하실에서 관객들은 러시아뿐 아니라 시베리아의 벌목공 숙소, 서울의 가정집, 게다가 삼류카바레의 무대까지 볼 수 있는 마술 같은 경험을 하게된다.
김정근 연출가는 “실제 실향민 아버지를 보면서 느꼈을 전훈 작가님의 진정성이 담긴 희곡이기에 희곡을 대하기가 더욱 조심스러웠다” 며 “작품을 동시대로 가져와 탈북으로 인한 남과 북 형제의 이야기로 재구성해보았다” 고 전했다.
이어 김 연출은 “놀랍도록 큰 수정 없이도 현재의 이야기가 구성되더라. 반복되는 현실 앞에서 이별할 수 밖에 없는 남과 북 형제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엄연히 가지고 있는 분단의 아픔을 돌아보고자 한다”고 연출의도를 밝혔다.
배우 한덕호, 고훈목, 양한슬 이 출연하는 연극 ‘강택구’는 4월 21일부터 5월 21일까지 대학로에 위치한 아트씨어터 문에서 공연된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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