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콥트교회를 겨냥한 연쇄 폭탄 테러가 발생하자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3개월간 국가 비상사태를 전격 선포했다.
엘시시 대통령은 이날 저녁 이집트 국영 TV로 생중계된 연설에서 이집트 전역에 3개월간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이 비상사태는 법적, 헌법적 조치들이 끝나는 즉시 발효될 것”이라고 밝혔다.
엘시시 대통령은 “다수의 조치가 취해졌고 앞으로도 취해질 것”이라며 “그 중 최우선적 조치는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집트 내 테러리즘, 극단주의와 싸우기 위한 최고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번 비상사태 선포는 이집트 북부에 있는 콥트교회들에서 잇달아 발생한 폭탄 공격으로 최소 47명이 숨진 다음에 나온 것이다. 이집트 내무부와 콥트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께 나일델타 가르비야주의 주도 탄타 시내에 있는 ‘마르 기르기스’ 콥트교회에서 일어난 폭탄 폭발로 최소 29명이 숨지고 71명이 다쳤다. 몇 시간 후 알렉산드리아에 있는 ‘세인트 마크’ 콥트교회에서는 자살 폭탄 공격으로 적어도 18명이 목숨을 잃고 40명 이상이 부상했다.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는 연계 매체 아마크 통신을 통해 두 교회를 겨냥한 폭탄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콥트교는 인구 대다수가 이슬람 수니파인 이집트에서 자생적으로 발전한 기독교 종파다. 이집트 전체 인구 약 9,000만명 중 콥트교도는 700만~1,000만명으로 추산되며, 인구 비율로는 8~11%를 차지한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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