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주자는 주말인 8일 ‘통합’과 ‘정책’을 키워드로 보수표심 공략을 위한 강행군에 나섰다.
문 후보는 이날 경북 상주를 방문해 상주·군위·의성·청송 국회의원 재선거 민주당 후보로 나선 김영태 후보의 선거 유세를 지원했다.
주말을 이용해 민주당 후보에 대한 지원유세에 나선 형식이지만, 대선을 한 달여 앞두고 ‘보수의 심장’인 대구·경북(TK)지역 민심 잡기에 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다.
범보수 대선후보들이 이번 대선에서 바람을 일으키지 못한 탓에 보수성향 유권자들이 여전히 지지후보 탐색을 하고 있다는 형국이라고 보고 이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볼 수 있다. 특히 TK 민심이 민주당 경선이 끝나자마자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게 쏠리는 현상을 차단하려는 목적도 있어 보인다.
실제로 지난 3일 민주당 대선 경선이 끝난 이후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는 TK 표심이 상당 부분 하락한 반면 안 후보는 껑충 뛰는 현상을 보였다.
지난 7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4∼6일 전국 성인남녀 1천5명 대상 신뢰도 95% 표본오차 ±3.1%포인트.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문 후보와 안 후보의 지지율은 각각 38%, 35%로 오차범위에서 접전을 펼친 가운데 TK에서 문 후보가 15%의 지지율을 보였다. 이는 전주의 25%보다 10%포인트나 빠진 수치다.
반면 안 후보는 TK에서 전주보다 무려 19%포인트나 뛴 38%를 보였다.
민주당 경선과정에서 안희정 충남지사에게 가있는 보수성향 표심이 안 후보 쪽으로 대거 이동한 데다 그 여파가 문 후보에 대한 기존 지지도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이다.
문 후보로서는 위기감이 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본선 전략을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국민통합’으로 잡은 상황에서 보수의 본산 격인 TK에서의 지지율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 보수층와 중도층이 캐스팅보트의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문 후보로서는 이들을 겨냥한 선거운동을 한층 강화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볼 수 있다.
문 후보는 이날 상주 남원동 서무사거리에서 지원유세를 펼친 이후 서민들이 찾는 중앙시장을 찾아 유세와 인사를 하며 표심 되찾기에 주력했다.
문 후보는 오후에는 강원도 원주시청으로 이동해 강원 지역을 겨냥한 공약을 발표한다. 여기에서 문 후보는 강원도가 남북교류협력을 통한 평화경제 수도임을 천명하고 친환경 첨단산업 육성으로 ‘300만 강원도민의 시대’를 열겠다는 비전을 내놓았다.
강원도가 전통적인 보수 텃밭이라는 점에서 문 후보의 이날 TK·강원 방문은 보수층을 겨냥한 행보라는 공통점이 있다.
문 후보는 이날 저녁에는 서울에서 경선 경쟁자였던 안희정 충남지사·이재명 성남시장·최성 고양시장과 ‘호프타임’을 가진다. 이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대선 후보 확정 이후 닷새 만이다.
문 후보는 이 자리에서 경선 패배자들을 격려함과 동시에 민주당 중심의 정권교체를 위해 힘을 모아줄 것으로 당부할 예정이다.
경선 이후 문 후보가 경쟁자들의 지지층을 충분히 흡수하지 못한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이날 만남이 지지세 회복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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