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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혼의 평양원정 무승부…아시안컵 본선이 보인다

27년 만의 남북축구 북한 원정, 여자 대표팀 강호 북한과 1대1

27년 만에 북한에서 치르는 남북축구, 5만 북한 관중의 일방적 응원…. 여러모로 부담이 큰 원정경기에서 한국 여자축구가 값진 무승부를 기록했다.

여자대표팀은 7일 평양의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아시안컵 예선 B조 2차전에서 북한과 1대1로 비겼다. 북한은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10위(한국은 17위)의 강호. 역대전적에서도 14승2무1패로 한국에 절대 우세를 지키고 있었다. 2005년 동아시안연맹컵에서 1대0으로 이긴 게 전부인 한국은 12년 만의 승리는 놓쳤지만 역대 세 번째 무승부로 아시안컵 본선 진출 가능성을 키웠다.

내년 4월 요르단에서 열릴 아시안컵 본선에는 각조 1위만 초대받는다. 2019 FIFA 프랑스 여자 월드컵에 참가할 아시아 국가가 요르단에서 결정된다. 객관적 전력상 이번 대회 1위는 한국과 북한이 다툴 것으로 전망됐는데 실제로 남북대결 전까지 북한이 2승, 한국은 1승을 기록 중이었다. 이날 경기로 북한은 2승1무, 한국은 1승1무가 됐다. 한국은 9일 홍콩, 11일 우즈베키스탄전을 남기고 있다. 북한은 9일 우즈베키스탄과 최종전을 치른다.

이날 무승부로 남북의 조 1위 경쟁은 다른 나라들을 상대로 한 다득점에서 결정되게 됐다. 북한은 인도를 8대0, 홍콩을 5대0으로 각각 꺾은 상황. 한국은 인도를 10대0으로 누른 데다 북한에는 질 뻔했다가 이긴 덕에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남은 2경기를 준비할 수 있다.

이날 남북전은 1990년 남자 대표팀의 남북통일 축구 이후 한국축구가 북한에서 치르는 27년 만의 경기였다. 경기는 예상대로 초반부터 어렵게 흘러갔다. 전반 5분 만에 페널티킥을 허용한 것. 북한의 코너킥 상황에서 공이 골대를 맞고 나갔는데 주심은 석연찮게도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절체절명의 위기였지만 한국은 33세 베테랑 골키퍼 김정미의 선방에 한숨을 돌렸다. 위정심이 깔아 찬 공을 몸을 던져 잡아냈다. 선방 과정에서 북한선수에 부딪혀 가벼운 부상을 당했는데 이 과정에서 양 팀이 일촉즉발의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후 선제골은 북한의 몫이었다. 지난해 17세 이하 월드컵에서 북한의 우승을 이끌었던 성향심이 골키퍼까지 제치고 오른발로 골망을 출렁였다. 그렇게 후반 중반까지도 끌려가던 한국은 후반 30분에 기어이 동점에 성공했다.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때린 장슬기의 강력한 오른발 슈팅이 상대 수비를 맞고 굴절된 뒤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이후 대표팀은 일부 선수들이 다리에 쥐가 나고 부상으로 쓰러지는 가운데서도 추가시간 7분까지 북한의 파상공세를 잘 버텨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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