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제에서 최근 퍼블릭(대중제)으로 전환한 골프장들은 하나같이 ‘명품 퍼블릭’을 간판으로 내걸고 있다. 퍼블릭으로 전환했지만 회원제 시절의 고품격 서비스와 코스관리를 유지, 기존의 충성도 높은 회원은 물론 처음 방문하는 골퍼들도 만족시키겠다는 뜻이다. 더 많은 골퍼들에게 활짝 문을 연 만큼 이들 골프장은 기존의 조금은 폐쇄적이었던 이미지를 걷어내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넘버1 프레스티지 퍼블릭’을 지향하는 경기 이천의 사우스스프링스CC는 완연한 봄을 맞아 여성 골퍼들을 콕 찍었다. 해마다 여성 고객들이 늘어남에 따라 본격적인 ‘여심 마케팅’을 펼치기 시작한 것. 4월부터 ‘향기에 빠져든다’는 뜻의 ‘취향(醉香) 저격’ 콘셉트로 고객 몰이에 나섰다. 업계 최초로 고기능성 섬유 향수 드레스퍼퓸이 포함된 에티켓팩을 여성 고객에게 증정한다. 에티켓팩에는 스타킹 등 라운드 후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여성 필수 아이템들을 넣었다. 로커룸과 파우더룸에는 향기전문가의 컨설팅을 받아 시트러스 그린티향의 디퓨저를 새롭게 비치했고 샤워 후 사용할 보디미스트도 준비했다.
매주 월요일은 ‘퀸즈데이’다. 골프장 내 레스토랑을 이용하는 여성 고객에게 장미꽃 모양의 플라워 샐러드를 제공한다. 파스타 등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메뉴도 대폭 추가했다. 정필용 사우스스프링스CC 대표는 “앞으로도 골퍼들의 다양한 요구를 파악해 새롭고 품격있는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남이천IC의 개통으로 서울 강남에서 45분이면 도착하는 이 골프장은 지난해 대중제 전환 후 곧바로 흑자로 전환해 업계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충북 음성의 레인보우힐스CC는 골프코스 설계의 거장 로버트 트렌트 존스 주니어의 작품이다. 2008년 개장 이후 소수 회원제로 운영돼왔던 이곳은 퍼블릭 전환 후 지난 2월 재개장하면서 골퍼들 사이에 모험심을 자극하는 코스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이 골프장의 자랑은 코스관리다. 전일환 총지배인은 “수분에 의존하지 않는 잔디관리를 시험 도입한 결과 잔디 본연의 색깔을 잃지 않으면서도 병충해가 획기적으로 줄어드는 효과를 봤다”면서 “물을 덜 주면서도 농약은 거의 쓰지 않는 방식 때문에 코스관리팀의 업무가 두 배로 많아졌지만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아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골프장이 7분 간격 티오프제로 운영하는 것과 달리 이 골프장은 8분 간격을 유지하는 한편 1시간마다 1팀의 예약을 받지 않는다. 전 총지배인은 “사실상 10분 간격 티오프라고 보면 된다. 고객들이 쫓기지 않고 코스를 오롯이 즐길 수 있게 최대한 배려한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넷 회원 가입 시 그린피 1만원 할인과 예치금을 걸 경우 동반자들도 2만원씩 할인해주는 등의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이밖에 ‘신이 내린 신성한 대지’라는 뜻을 가진 강원 홍천의 힐드로사이CC, 충북 제천의 힐데스하임CC, 경기 여주의 캐슬파인GC 등도 퍼블릭 전환 후 한층 가까워진 심리적 거리로 다양한 골퍼들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다. 힐드로사이는 방문횟수에 따라 그린피 면제와 추가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하며 힐데스하임은 캐디선택제와 2~5인 플레이로 차별화를 선언하고 나섰다. 캐슬파인은 퍼블릭으로 변신하며 코스도 골퍼 친화적으로 손질해 특히 여성 골퍼들을 유혹하고 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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