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대로를 걷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이 ‘러시아 게이트’와 끝없는 이해충돌 논란에 제대로 발목이 잡혔다.
미 공화당 소속 리처드 버 미 상원 정보위원장과 마크 워너 민주당 정보위 간사는 29일(현지시간) 의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하겠다며 상원 정보위가 조사를 앞둔 20명 가운데 쿠슈너 고문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쿠슈너 고문은 지난해 12월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 함께 세르게이 키슬랴크 주미 러시아대사를 만났다. 이어 키슬랴크 대사의 주선으로 지난 1월에는 미국의 제재 대상인 러시아 은행 브네셰코놈방크(VEB)의 세르게이 고르코프 은행장과도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가족이 운영하는 ‘쿠슈너컴퍼니스’가 보유한 뉴욕 맨해튼의 41층짜리 빌딩 증축사업도 투자자를 찾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쿠슈너컴퍼니스는 지난해 7월부터 중국 안방보험과의 벌여온 75억달러 규모의 투자협상이 최종 결렬됐다고 이날 발표했다. 중국 당국이 자본유출을 유발하는 대규모 해외투자에 부정적인데다 쿠슈너 고문이 트럼프 행정부 업무에 깊숙이 관여하면서 이해충돌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24일 민주당 소속 의원 5명은 백악관에 서한을 보내 쿠슈너컴퍼니스와 안방보험과의 거래가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거래”라고 지적한 바 있다.
한편 쿠슈너의 부인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맏딸인 이방카는 이날 성명을 통해 백악관에서 공식 직함을 갖고 활동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백악관 웨스트윙(보좌진 업무공간)에 사무공간을 마련해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면서도 직함이 없어 공직자 윤리 규정이 적용되지 않았다는 비판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방카의 직함은 ‘대통령보좌관(assistant to the president)’이 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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