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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확정..."보수혁명 깃발 올리겠다"

62.9% 득표율로 남경필 눌러

TK 민심 회복·중도공략 과제

홍준표·안철수와 연대 변수

바른정당 대권주자로 나선 유승민(오른쪽)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가 28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당 대통령후보자 선출대회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유승민 의원이 남경필 경기지사를 꺾고 바른정당의 대선후보로 최종 확정됐다. 유 의원은 정치적으로는 반박(反朴·반박근혜), 이념적으로는 개혁보수의 기치를 내걸고 무난하게 당내 경선을 통과했다. 하지만 진짜 레이스는 이제부터 시작인 만큼 유 의원의 앞에는 만만치 않은 과제가 놓여 있다. 떠나버린 대구경북(TK)의 민심을 보듬고 흩어진 중도 표심을 흡수하지 못하면 ‘야권 절대우위’의 정치지형을 극복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반박 선봉, 개혁보수 내걸어=바른정당은 2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19대 대선 후보자 선출대회’를 열고 유 의원을 차기 대선의 최종 후보로 지명했다.

바른정당은 이날 △국민정책평가단 투표 △일반국민여론조사 △일반당원선거인단 투표 결과에다 대의원 현장투표 결과를 합산해 오후5시께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유 의원은 총 3만6,593표(62.9%)를 얻어 2만1,625표(37.1%)에 그친 남 지사를 여유롭게 따돌렸다.

유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 이후 바른정당의 창당을 주도한 인물이다. 바른정당은 유 의원이 친박계와의 충돌을 불사하며 쌓은 정치적 자산에 ‘안보는 보수, 경제는 개혁’으로 대변되는 정책적 스탠스를 결합한 당이다.

김무성 의원과 그의 측근들이 대거 합류해 교섭단체 구성 조건을 충족했지만 바른정당의 정치·이념적 상징은 출발부터 유 의원이었던 셈이다. 남 지사는 ‘50대 기수론’을 내걸고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유 의원의 굳건한 자산을 극복하는 데 실패했다.

하지만 당내 경선을 가뿐히 넘어선 유 의원에게는 훨씬 어려운 숙제가 던져졌다.

유 의원의 1차 과제는 ‘TK 민심 끌어안기’다. 친박계와의 투쟁을 통해 대권주자로 올라섰지만 한편으로는 ‘배신자 프레임’에 갇히며 보수 텃밭이자 자신의 고향인 TK에서조차 낮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지도 낮아도 기죽지 마시라”=유 의원은 이날 정견 발표에서 “우리 손으로 뽑은 대통령한테 ‘제발 잘하라’고 말한 게 배신이냐”며 “아직도 대통령 치맛자락만 잡고 그 표를 갖고 정치하겠다는 세력이 자유한국당에 있다”고 목청을 높였다. 그러면서 “한국당 1·2위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전부 재판을 받으러 가야 한다”고 각을 세웠다.

TK 민심을 회복한 다음에는 중도보수를 공략해 지지율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유 의원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바닥을 맴도는 지지율을 기록했지만 범보수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는 수차례 1위를 차지했다.

옛 여권 관계자는 “범보수 후보 1위를 기록한 것은 유 의원이 다른 보수 후보에 비해 야권 지지층으로부터 인기가 좋기 때문”이라며 “안철수·안희정 후보에게 쏠린 표심을 최대한 끌어오는 게 유 의원의 2차 과제”라고 설명했다.

유 의원 입장에서 TK 보수 적통 경쟁 과정에서는 홍준표 경남지사와의 단일화 여부가, 중도 공략 과정에서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의 연대 여부가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 의원은 “보수의 희망인 내가 좌파 적폐세력의 집권을 막아내고 감동의 역전 투런 홈런을 치겠다”고 장담했다.

한편 이날 선출대회는 당이 처한 현실을 보여주듯 행사 내내 썰렁한 모습이었다. 행사장 정원은 3,000석 정도지만 군데군데 빈자리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유 의원은 연설 도중 “요즘 우리 지지도가 오르지 않아 답답하시죠? 그러나 기죽지 마시라”며 사기를 북돋웠다.

/나윤석·류호·김현상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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