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불출마로 보수진영 유력 대선주자로 자리매김한 홍준표 경남지사는 정치권 인맥이 넓은 편이 아니다. 오랫동안 비주류를 자처했기 때문이다. 대통령선거를 두 달 앞둔 현재 그를 돕는 사람들로 법조계 혹은 경남 지역의 인연이 눈에 띈다.
특히 선거운동이 본격화될 경우 경남지사 시절 홍 지사를 도왔던 사람들이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남 행정부지사를 지낸 윤한홍 자유한국당 의원이 대표적이다. 윤 의원은 원내 의원 중 홍 지사의 최측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13년부터 3년 동안 경남 행정부지사를 지내며 홍 지사의 대표적 공약인 ‘채무 제로’ 감축계획, 진주의료원 폐쇄 등을 실무에서 주도했다.
지난해 최순실 사태가 불거지면서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 해체를 목표로 한 ‘비상시국위원회’에서 활동했지만 끝내 윤 의원이 탈당하지 않은 데는 홍 지사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벌어질 경우 홍 지사의 ‘비서실장’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된다.
정책적으로 자문을 받는 전문가 가운데 유성옥 경남발전연구원장도 있다.
‘홍트럼프(홍준표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합성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홍 지사는 안보·경제 분야에서 보수 성향을 갖고 있다. 특히 그는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 “핵을 가진 나라와 가지지 않은 나라의 군사적 대치는 게임 자체가 안 된다”며 “전술핵 재배치나 핵 개발로 핵 균형을 이뤄야 북한의 핵 공갈이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외에 경남도 서울사무소에서 함께 일했던 사람들도 대선캠프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홍 지사의 정무특보를 맡은 이종혁 전 의원, 공보특보인 강남훈 전 국제신문 정치부장이 향후 꾸려질 대선캠프에서 각각 실무와 언론홍보를 맡을 것으로 관측된다.
정치권에서는 이주영 한국당 의원, 주호영 바른정당 의원 등이 홍 지사와 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주영 의원의 경우 홍 지사가 초임검사로 청주지검에서 근무하던 시절 이 의원이 형사단독판사로 있으면서 인연을 맺었다. 개명이 어렵던 시절 이 의원이 홍 지사에게 개명을 권해 본명인 ‘홍판표’에서 ‘홍준표’로 바뀐 일은 유명하다. 홍 지사의 대선 출마로 공석이 될 경남지사 자리를 놓고 이 의원이 거론되는 것도 이 같은 친분 관계를 기반으로 한다.
바른정당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인 주호영 의원은 홍 지사가 원내대표였을 때 원내 수석부대표를 맡으며 인연을 맺었다. 지금도 수시로 긴밀히 연락을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 의원은 최근 홍 지사에 대해 “평소 깨끗한 정치를 주장해 바른정당과 뜻을 같이한다”며 “한국당 대선후보가 되면 우리와 관계설정을 어떻게 할지 궁금하다”고 했다. 선거운동이 본격화될 경우 보수 후보 간 단일화 및 연대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
◇洪의 사람들
▲정치인=윤한홍 의원, 이주영 의원, 주호영 의원, 최구식 전 의원 등
▲경남지역 기반=이종혁 정무특보, 강남훈 공보특보, 나경범 서울본부장, 유성옥 경남발전연구원장, 오태완 정무조정실장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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