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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2야드 장타에 버디쇼…출발부터 대朴행진

LPGA HSBC챔피언스 첫날

박성현, 공식 데뷔전서 4언더

선두와 2타차…첫단추 잘끼워

박인비 5언더·김효주 3언더 등

코리안군단 3주연속 우승 기대

박성현(왼쪽)이 2일 LPGA 투어 HSBC챔피언스 1라운드에서 에리야 쭈타누깐과 웃으며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지난해 11월 이후 116일 만의 공식 라운드였지만 그 모습 그대로였다. ‘장타여왕’ 박성현(24·하나금융그룹)의 빅리그 공식 데뷔전은 그의 별명처럼 남달랐다.

2일 싱가포르의 센토사GC 탄종코스(파72·6,683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HSBC챔피언스(총상금 150만달러) 1라운드. 지난 시즌 7승으로 주요 타이틀을 싹쓸이했던 국내 투어에서 무대가 바뀌었고 경쟁자들의 수준도 높아졌지만 박성현의 표정과 샷에서는 여유가 묻어나왔다. 바람이 강하고 비가 오락가락하는 궂은 날씨에도 데뷔전부터 우승을 노릴 만큼 첫 단추를 잘 끼웠다.

주최 측이 세계랭킹 2위 에리야 쭈타누깐, 3위 전인지와 같은 조에 배정할 정도로 ‘특별대우’를 받은 박성현은 전반 9홀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챙기며 무섭게 치고 나갔다. 2번홀부터 버디행진을 시작해 전반을 공동 선두로 마친 그는 후반 들어서는 첫 홀부터 보기를 적는 등 난도 높은 후반 9홀에서 보기 3개를 범했다. 그러나 마지막 홀 3~4m 퍼트 등 버디도 2개를 적중하면서 4언더파 68타의 공동 7위에 이름을 올렸다. 단독 선두 미셸 위(6언더파·미국)와 2타 차. 지난해 국내에서 드라이버 샷 평균 265야드의 압도적인 거리로 장타왕에 올랐던 박성현답게 4개의 파5홀에서 버디 3개로 3타를 줄였다. 이날 드라이버 샷 평균거리도 262.5야드까지 나왔다. 그린 적중률은 61%로 다소 떨어졌지만 페어웨이 안착률은 78.5%를 찍었다.

박성현의 공식 신분은 루키지만 ‘초보’는 아니다. 지난해 종종 초청선수로 LPGA 투어 대회에 나가 에비앙 챔피언십 공동 2위, US 여자오픈 공동 3위 등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불과 7개 대회에서 약 8억원을 벌어들였는데 정회원이었다면 상금랭킹 25위에 올랐을 성적이다.



올해 새롭게 개최지로 낙점받은 탄종코스는 대부분의 그린이 작고 솟아 있는 형태라 쇼트게임과 퍼트가 관건인 코스다. 장타가 주 무기인 박성현에게 불리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 이유다. 박성현은 그러나 한층 안정된 쇼트게임과 퍼트 감각까지 뽐내며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오른쪽으로 휘어지는 심한 경사의 5m 버디 퍼트를 넣은 9번홀(파4)이 인상적이었다. 퍼트 수는 단 25개. 경기 후 박성현은 “실전감각이 떨어져 있던 탓인지 바람과 내리막 계산을 잘못한 부분이 있었다. 점수를 준다면 60점”이라고 자세를 낮추며 “남은 라운드에서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세계 11위인 박성현은 세계 톱5 진입을 올해 목표로 내걸고 새 시즌을 출발했다.

올 시즌 3개 대회에서 2승(장하나·양희영)을 올린 한국 선수들은 3주 연속 우승 기대를 높였다. 지난주 부상 복귀전을 치른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박인비가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로 5언더파 공동 2위에 올랐고 허미정도 4언더파로 마쳤다. 3언더파의 김효주, 2언더파의 장하나·김세영·전인지도 희망을 가질 만하다. 쭈타누깐과 세계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도 각각 5언더파와 3언더파로 선방해 치열한 우승경쟁이 예상된다. 이날 퍼트를 28개로 막은 박인비는 “지난주는 쇼트게임과 퍼트가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오늘은 제법 나아졌다. 샷은 A학점을 줄 만한데 퍼트 감각도 남은 기간 샷에 버금가게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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