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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너 호세 카레라스, 47년 음악과 함께한 인생 공연 펼쳐

테너 호세 카레라스가 마지막 월드 투어의 일환으로 2017년 3월 한국을 찾는다.

그의 오페라 레퍼토리는 66개가 넘고, 콘서트 레퍼토리는 바로크에서 현대음악을 아우르는 600여 개의 곡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는 세계 주요 공연장에서 리사이틀을 가졌고, 대형 경기장과 야외 무대에도 자주 섰다.

/사진=크레디아




/사진=크레디아


쓰리 테너(카레라스, 파바로티, 도밍고),전설의 테너, 은빛 찬란한 리릭 테너 등 다양한 수식어로 이 시대를 지배했던 카레라스에게는 그만이 할 수 있었던 다양한 기록들이 있다. 그는 1992년 열린 바르셀로나 올림픽의 음악감독으로 관련 행사를 이끌었으며, 사라 브라이트만과 함께 주제가인 ‘영원한 친구들 Friends for Life’를 직접 부르기도 했다.

1982년 라 스칼라 극장에서는 ‘안드레아 셰니에’ 공연이 올랐다. 이 공연은 22년 동안 밀라노 극장에서 상연된 일이 없었는데, 이유는 이 난역에 적합한 테너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카레라스는 이 공연을 멋지게 성공으로 이끌었다.

카레라스는 지금까지 160장의 음반을 발매했고, 이중 오페라 음반이 50장이다. 판매량은 무려 8500만장에 이른다. 그의 음악 공로를 인정하여 명예 박사학위를 수여한 대학만 17곳이다. 그래미상과 에미상을 포함해 수많은 음악상을 수상하였으며, 그는 프랑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스페인, 독일 등 유럽 주요 국가에서 국가가 수여하는 상을 받았다. 오스트리아에서는 그의 빈 슈타츠오퍼 데뷔 30주년을 기념해 카레라스 우표를 발행하기도 했다.

그의 음악 인생을 정리하는 이 시점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은 백혈병 투병이다. 카레라스가 쓰러졌던 건 1987년 7월 오페라 영화 ‘라 보엠’ 촬영 도중이었다. 바르셀로나 병원으로 옮겨진 그에게 백혈병이라는 진단이 내려지자, 스페인에서는 하루 세 번씩 그의 건강에 대한 속보가 텔레비전으로 방영되었다. 며칠 후 미국 시애틀 암연구 센터로 옮겨졌을 때는 전 세계에서 무려 10만여통의 편지가 날아들었다고 한다.



1988년, 호세 카레라스는 자신과 같은 병으로 고통 받는 이들을 돕기 위해 ‘호세 카레라스 백혈병 재단’을 설립하기에 이른다. 이 재단은 지금까지 7100만 유로 (한화 880억)의 기금을 확보했고, 카레라스는 재단을 위해 여전히 연 20회 이상의 자선 공연을 펼치고 있다. 은퇴 후 무엇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카레라스는 한결같이 “재단 활동에 집중할 것”이라고 답한다.

그렇게 전설의 테너로 우리 곁에 늘 있을 것 같았던 그가 이번 월드 투어가 마지막임을 선언했다. 공연 타이틀처럼 그가 좋아했던 노래, 그를 있게 한 노래를 전 세계 팬들에게 마지막으로 선사하는 것이다.

그의 47년 (한국 공연일 기준) 음악 인생을 정리하는 이번 무대의 공연 타이틀은 <음악과 함께한 인생 A Life in Music>이다. 3월 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에서, 호세 카레라스는 오페라 아리아부터 카탈루니아 민요,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 중 ‘이룰 수 없는 꿈’까지 호세 카레라스의 인생에 영향을 끼친 곡들로 선곡했다. 데이비드 히메네스(지휘),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함께한다.

그는 말한다. “나는 알고 있다. 무대로 걸어나가고, 노래를 부르고, 어둠 속에서 들려오는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를 듣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내가 더 이상 노래를 부를 수 없는 그날이 오기 전,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만끽하고 싶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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