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염·결막염 등 각종 알레르기성 질환의 주 원인이 되는 비산먼지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는 건설 사업장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 특별사법경찰은 대형 건설공사장·건설 폐기물 처리장 등 비산 먼지 발생사업장 560여개 소에 대한 합동점검을 실시한 결과 52곳을 적발했다고 2일 밝혔다.
서울의 경우 지난 2014~2016년 기준 계절별 미세먼지 농도는 48~63㎍/㎥로 겨울·봄에 미세먼지 농도가 높았다. 미세먼지는 주로 중국발 오염원 유입의 영향이 크지만, 공사장 비산 먼지 등도 간과할 수 없는 요인이다.
비산먼지는 일정한 배출구 없이 대기로 흩날리는 먼지를 말한다.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매우 작기 때문에 대기 중에 머물러 있다 호흡기를 거쳐 폐 등에 침투하거나 혈관을 따라 체내로 이동해 건강에 악영향을 준다.
따라서 비산먼지 발생이 많은 사업장에서는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사업 시행 전 관할구청에 비산먼지 발생사업 신고를 해야 한다. 싣기·내리기·수송 등 배출 공정별로 비산먼지 발생을 억제하기 위한 방진덮개·방진벽·살수 시설 등도 갖춰야 한다. 가령 야적 물질(바깥에 쌓아 둔 것)을 1일 이상 보관할 경우 방진덮개를 반드시 덮고, 최고 저장높이의 3분의 1 이상의 방진벽과 1.5배 이상의 방진막을 설치해야 한다. 흩날림을 막기 위해 물도 뿌려야 한다
이번 합동점검 결과 이 같은 비산먼지 관리를 소홀히 하거나 부실하게 운영해 온 곳이 많았다. 이들 업체는 비산먼지 발생 억제시설을 가동하지 않는 게 위법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작업 편의성과 비용 절감을 이유로 형식적 시설만 갖추고 눈속임을 해오다 적발됐다. 적발된 52개 업체 중 2곳은 관할구청에 비산먼지 발생사업 신고조차 하지 않고 영업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건축물 철거 시 발생되는 폐콘크리트 등 철거 잔재물과 폐토사를 야적시에는 먼지가 날리지 않도록 방진덮개를 덮어야 하나, 야적물질을 반출할 때 그 덮개를 일일이 걷어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며 방진덮개를 덮지 않거나 소량만 구매해 놓고 외부에 보이는 일부 구간에만 형식적으로 덮어 온 것으로 확인됐다. 토사 등을 수송차량에 싣거나 내릴 때는 먼지가 날리지 않도록 이동식 또는 고정식 살수 시설을 설치·운영하고, 수송차량은 사업장 입구에서 바퀴를 씻는 과정(세륜)을 거쳐야 하나 운영비 절감을 위해 아예 가동조차 하지 않았다.
시 특사경은 적발한 52곳 중 29곳을 형사입건하고 나머지 23곳은 관할구청에 행정처분 및 과태료 처분토록 의뢰했다. 이들 업체는 ‘대기환경보전법’ 등에 따라 300만원 이하의 벌금형 처분을 받게 된다.
강필영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장은 “이번 합동점검 결과 대규모 재개발·재건축, 택지개발 조성공사 등 철거현장에서의 비산먼지 관리 미흡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며 “시 대기관리과와 협의해 시공사 대상 비산먼지 관리 교육을 실시하고 각 자치구의 지도·점검 강화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