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생존인물 사진을 고인으로 잘못 올려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중간에 최근 타계한 영화인들을 추모하는 ‘고인을 추모하며’(In Memoriam)라는 코너에서 생존인물을 고인으로 둔갑시키는 치명적 실수까지 범했다고 CNN 등이 27일(현지시각) 밝혔다.
이 코너에서는 지난해 10월 타계한 호주 의상 디자이너 재닛 패터슨을 소개하면서 관련 사진에서는 멀쩡히 살아있는 호주의 영화 프로듀서 얀 채프먼이 전해졌다. 이처럼 생존인물 사진 잘못 올려 재닛 패터슨과 얀 채프먼을 혼동해 빚어진 실수가 발생했다.
이에 채프먼은 “내 훌륭한 친구이자 오랜 협력자인 재닛 패터슨을 추모하는 코너에 내 사진이 올라와 너무 당황했다”면서 아카데미 측을 비난했다.
또한, 그녀는 “재닛은 역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차례나 후보로 오른 사람이며, 나는 생존해있고 지금도 제작자로서 활동 중”이라며 “어떻게 이런 실수가 나왔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에이즈로 인한 심장마비로 사망한 할리우드 배우 알렉시스 아퀘트가 이 코너에서 빠진 것을 놓고도 논란이 커지고 있다.
그는 2006년 공개적으로 성전환자임을 밝혀 화제를 모았으며 2007년에는 성전환 수술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알렉시스 아퀘트, 그녀는 나의 형제’에도 출연했다.
이에 “알렉시스가 할리우드 영화계에서는 중요한 사람이었는데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고인을 추모하는 코너에서 그가 빠진 것은 성전환자에 대한 아카데미 측의 인식이 드러난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영화 <핵소 고지>가 제 89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데 이어 편집상과 음향효과상을 수상하며 2관왕에 올랐다.
지난 26일 열린 제89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핵소 고지>가 6개 부문 노미네이트에 이어 편집상과 음향효과상을 수상하며 2017년 최고의 전쟁 영화임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 <핵소 고지>는 제2차 세계대전의 가장 치열했던 전투에서, 무기 하나 없이 75명의 생명을 구한 데스몬드 도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사진=CNN캡처]
/박재영기자 pjy002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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