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임시 주주총회가 노조와 회사의 충돌로 얼룩졌다.
현대중공업은 27일 오전 10시부터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에서 ‘사업분할’ 승인 건을 처리하는 임시 주주총회를 열었다.
이날 주총은 노조의 반발로 전날부터 물리적 충돌이 예고됐다. 노조는 전날 오후 6시부터 1,000여명이 집결해 주총장 앞에서 투쟁문화제를 열었으며, 300여명은 밤샘 농성을 이어갔다.
주주 입장이 시작된 이날 오전 9시부터 본격적인 마찰이 일기 시작했다.
우리사주 등 주식을 보유한 노조원들은 노숙농성을 벌이며 ‘밤새 줄을 섰다’는 이유로 먼저 입장해 420석 규모의 본회의장 대부분을 차지했다. 같은 시간 본회의장 밖에선 일반 주주의 명부 확인 과정에서 노조와 회사가 곳곳에서 마찰을 빚었다. 일부에서는 일반주주와 노조원이 말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본회의장에선 주총이 시작되는 10시까지 노조가 앞자리를 차지한 진행요원의 퇴장을 요구했으며, 노조원보다 먼저 자리한 일반주주의 회의장 출입 과정을 따지며 진행을 늦추기도 했다. 오전 10시 500여명의 노조원이 회의장을 가득 메웠으며, 회의장 밖은 1,000여명의 노조원과 민주노총 소속 근로자들이 집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전 10시를 조금 넘겨 시작된 주총 역시 순조롭지 못했다. 수시로 조합원들의 의사발언이 이어졌으며, 이 과정에서 3차례 정회가 속개가 반복됐다.
물리적 충돌은 감사보고를 거쳐 이날 회의 안건의 핵심인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을 두고 발생했다. 일반주주의 찬성 발언을 노조원들이 방해하면서 분위기가 급속도로 악화하기 시작했다.
오전 11시 8분께 노조가 주총 강행에 반발하며 단상에 오르려 하자 진행요원이 막아서며 10여 분 이상 밀고 당기는 충돌이 발생했다. 같은 시간 회의장 밖에서도 회사 측이 고용한 안전요원과 노조원이 충돌했다. 그 사이 경찰이 질서유지를 위해 회의장 진입을 시도, 회의장 밖에서부터 안으로 이어지며 계속해 충돌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사진 취재기자 1명이 노조원으로부터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회사와 노조원의 충돌은 대부분 밀고 당기기 방식으로 진행돼 큰 부상은 보고되지 않고 있다.
다시 한 번 정회와 속개를 거듭한 주총은 경찰의 보호 하에 오전 11시40분께 표결로 안건을 통과시키며 겨우 마무리됐다.
회사는 앞서 지난주 법원에 제기해 받아들여진 주총 업무방해금지 가처분신청에서 법원이 금지한 업무방해 행위 목록을 주총장에 게시했다. 이를 위반할 경우 1회당 1,000만원을 회사에 지급해야 한다고 결정으로 사법 처리가 뒤따를 전망이다.
반면 노조는 이날 충돌에 대해 “비민주적이고 폭력적인 일방적 주총이었다”며 원천무효를 선언하고 있다. /울산=장지승기자 jj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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