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불참한 새누리당 내 일부 친박(박근혜)계 의원들을 향해 “인간이 아니다”라고 비난 수위를 높였다.
김 전 지사는 8일 대구에서 열리는 박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탄핵 반대에 그동안 박 대통령으로부터 은혜를 입었던 사람들이 나서줘야지, 자기 살 궁리만 하는 것은 정치인이 아니다”고 이같이 말했다.
김 전 지사는 “자신은 솔직히 말해 박 대통령 덕 본 것 하나도 없지만, 친박이라고 자처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대통령 탄핵이 안 되도록 하는 게 인간의 기본 도리”라며 “은혜를 알고 의리 지키고 최소한 보답이라도 하는 게 인간의 근본 도리로, 그것도 안 하면 인간이 아니다”고 비난했다.
이어 “인명진 비대위원장이 조원진 의원 등의 탄핵 반대 집회 참석을 경고했다는 일부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김 전 지사는 새누리당을 탈당한 유승민·남경필 등 바른정당 의원들을 겨냥해 “아버지 때부터 2대에 걸쳐 우리 당에서 국회의원을 했던 사람들이 당이 어려울 때 제일 먼저 나갔다”면서 “(정몽주처럼) 선죽교에서 머리가 깨지는 한이 있어도 인간의 도리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김 전 지사는 “헌재가 탄핵을 인용하더라도 수용하는 게 헌정의 기본”이라며, 탄핵 반대와는 별개로 헌재 판결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한 김 전 지사는 대선 출마 가능성과 관련해 “탄핵 여부가 결정 난 이후로 미뤄야 한다는 조언이 많아 시기를 고민 중”이라며 “좌파 집권을 막기 위한 보수 후보 단일화는 필요하다”고 여지를 뒀다.
/이세영 인턴기자 sylee230@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