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활동에 주력하는 안병훈(26·CJ대한통운)이 피닉스 오픈(총상금 670만달러) 첫날 ‘이글포’를 쏘아 올리며 우승 사냥에 시동을 걸었다.
안병훈은 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TPC(파71·7,266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3개에 이글 1개를 곁들이는 깔끔한 플레이를 펼쳤다. 첫 출전에도 5언더파 66타로 선전을 펼친 그는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리며 우승경쟁에 필요한 토대를 닦았다. 7언더파로 선두에 나선 맷 쿠처(미국)와는 2타 차.
탁구스타 안재형·자오즈민 부부의 아들인 안병훈은 2015년 유럽프로골프 투어 신인왕에 오르고 지난해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왕정훈(22)과 함께 국가대표로 출전했던 남자골프 간판선수다. 세계랭킹 46위인 그는 지난주 PGA 투어 파머스인슈어런스 오픈에서는 공동 49위로 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10번홀에서 출발한 안병훈은 13번(파5)과 14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며 기세를 올렸고 17번홀(파4)에서는 오른쪽 러프에서 친 두 번째 샷을 홀 가까이 붙여 다시 1타를 줄였다. 하이라이트는 후반 3번홀(파5·558야드)이었다. 320야드 드라이버 샷을 페어웨이에 안착시킨 그는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린 뒤 4m 퍼트를 홀에 떨궈 이글을 잡아냈다. 나머지 6개 홀에서 파를 기록한 안병훈은 로버트 개리거스, 크리스 커크 등 4명의 미국 선수들과 함께 공동 4위 그룹을 이뤘다.
PGA 투어 통산 7승을 거둔 쿠처를 비롯한 강자들이 첫날 상위권에 대거 포진했다. 대회 2연패를 노리는 마쓰야마 히데키(일본)는 지난해 하반기 세계 주요 투어에서 4승을 거둔 기세를 몰아 선두에 1타 뒤진 공동 2위(6언더파)에 올랐다. 지난해 마쓰야마와 연장전 끝에 준우승했던 리키 파울러(미국)는 11번홀(파4)에서 드라이버 샷을 물에 빠뜨리고도 7m 파 퍼트를 성공시키는 집중력을 발휘하며 4언더파로 공동 9위에 자리했다. 강성훈(30)은 일몰로 18번홀을 끝내지 못한 가운데 4언더파를 마크했다. 이 대회에서 3승을 기록한 베테랑 필 미컬슨(미국)은 3언더파 공동 18위로 무난하게 출발했고 세계랭킹 5위 조던 스피스(미국)와 지난주 파머스인슈어런스 오픈 우승자 욘 람(스페인), 노승열(26) 등은 1언더파 공동 38위로 첫날을 마쳤다. ‘가장 요란한 골프대회’로 불리는 피닉스 오픈은 첫날부터 10만3,420명의 입장객을 동원했다. 지난해에는 일주일 동안 61만명 넘는 갤러리가 몰렸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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