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27일 미국 상무부는 한국에서 수입되는 가소제(DOTP)에 대해 반덤핑 조사를 한 결과 예비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당장 미 상무부 판정에 영향을 받는 한국 기업은 애경화학과 LG화학으로 미국 시장에서 공정가격보다 제품을 싸게 팔아 덤핑을 한 혐의로 각각 3.96%, 5.75%의 예비관세를 물게 된다. 통신에 따르면 이 두 기업은 판정받은 예비관세율을 적용한 현금을 상무부에 공탁해야 한다. 또 미 상무부는 향후 한국에서 DOTP를 제조·수출하는 모든 업체에 4.47%의 반덤핑 예비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상무부의 이번 결정은 예비판정으로 최종 판정은 오는 5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내릴 예정이다. DOTP는 플라스틱 제조에 주로 사용되는 화학물질이다.
미 상무부는 한국산 DOTP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지난해 시작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화학업체 이스트맨케미컬컴퍼니는 지난해 6월30일 한국산 DOTP 생산업체들이 덤핑을 해 피해를 봤다며 미 당국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해달라고 요청했다. 통신에 따르면 한국 기업들은 2015년 미국에 3,122만달러(약 365억원)의 DOTP를 수출해 미국 수입시장 내 점유율 1위(55.9%)를 기록했다. 미국의 이 품목 총수입은 감소했지만 한국산 제품 수입만 늘어난 것이다.
화학제품의 미국 수출량이 많지 않아 당장 한국 산업계에 큰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미 당국의 한국 제품 압박이 업계 전체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미국 당국이 한국산 철강제품에 이어 석유화학산업에 대한 견제를 시작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미국 정부는 도금강판과 열연강판 등 한국산 철강제품에 잇따라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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