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배우는 2013년 KBS2 드라마 ‘최고다 이순신’이란 작품을 함께하며 인연을 맺었다. 형 지훈은 “‘최고다 이순신’에서 저와 이름이 같은 동생을 처음 만나고 무척 신기해했던 기억이 나요.”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 때부터 친분을 쌓은 동생 지훈은 형의 뮤지컬 공연도 챙겨보면서, 자주 만나 친분을 쌓았다고 한다.
그러던 두 형제(?)는 2016년 나란히 악역에 도전했다. 형 지훈은 KBS 수목드라마에서 악덕 채무업자 ‘차치수’ 역으로, 동생 지훈은 SBS 수목드라마에서 어머니에게 착한 아들이 되려면 세상에선 악마가 되어야 함을 깨달은 ‘허치현’으로 열연했다. 형 지훈은 “같은 시간대에 다른 방송사 드라마에 출연 한 것도 그렇고, 극중 이름이 ‘치’자 돌림으로 같은 게 묘한 인연이 있다.”고 설명했다.
얼굴은 다른데 똑같은 이름 때문에 비슷한 운명으로 가고 있다는 두 배우. 실제 동생 지훈의 어머니는 형 지훈을 보고 너무도 좋아했다고 한다. ‘최고다 이순신’ 찍을 때 현장에 온 동생 지훈의 어머니는 “이렇게 지훈씨가 잘 하고 계시니까, 우리 아들이 잘 자극 받아서 잘 됐으면 좋겠어요.”란 말을 했다고 한다.
KBS 1TV ‘장영실’, 뮤지컬 ‘모차르트!’, ‘킹키부츠’, ‘영웅’ 등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이지훈은 “이름이 같아서 불편하진 않아요. 오히려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라며 동생과 자신 모두 좋은 배우로 성장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했다.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어요. 혹시나 제가 잘못된 일과 연관 돼 매체에 노출이 되면 그 아이에게도 타격이 생길 수 있어요. 그래서 제 행동 하나 하나에 대해서 조심스러움이 생겨요. 동생 관련 기사도 뭔가 궁금해서 보게 되니까요. 지훈이가 잘 되고 있어서 좋아요. ”
“언젠가 한 드라마에서 형 동생으로 나와도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하는 이지훈, “동생에게 너는 10대에서 20대까지 시청자들을 책임져라, 나는 30대에서 40대 이상을 책임지고 가자”는 말을 했다며 장난스럽게 웃었다. 실제로 형은 동생을 ‘작~지’(작은 지훈)라고 부른다고 했다.
한편, 형 이지훈은 꽃미남 안중근의 탄생이라는 ‘반전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은 뮤지컬 ‘영웅’의 주역으로 세종문화회관대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동생 지훈이 형의 뮤지컬 공연 관람을 위해 이번에도 어김없이 극장을 찾을 예정이라고 한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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