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4분기 미국 경제의 성장 속도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둔화된 것으로 집계됐다. 미 상무부는 지난 27일(현지시간) 지난해 4·4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기 대비 1.9%(연율 기준)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 분기(3·4분기) 최종치인 3.5%보다 크게 낮아진 수치로 월스트리트저널(WSJ) 전문가 조사치 2.2%도 밑돌았다.
미국 경제의 성장 속도를 끌어내린 것은 대규모 무역적자다. 이 기간 미국 수출은 4.3% 하락한 반면 수입은 8% 증가하면서 순수출이 줄어든 것이 성장률 둔화의 요인이 됐다. 지난해 3·4분기에 경제성장률을 0.85%포인트 높이는 데 기여했던 순수출이 오히려 성장률을 1.7%포인트 끌어내린 것이다. 직전 분기인 3·4분기에는 미국에서 남미로 수출한 콩 물량이 크게 늘어나며 순수출이 이례적인 증가세를 기록했지만 4·4분기에는 수출 물량이 예년 수준으로 조정되면서 역기저 효과를 냈다.
반면 미국 GDP 전체의 3분의2 가까이를 차지하는 소비자지출은 2.5%대의 증가세를 유지했으며 기업 설비투자는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장비투자는 4·4분기에 전기 대비 연율 3.1% 뛰며 4분기 연속 이어졌던 감소세를 마쳤다. 특히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석유·가스 부문의 채굴장비 투자는 24.3%나 증가했다.
한편 미 상무부는 지난해 연간 경제성장률이 1.9%를 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2011년 이래 최저치다. 전문가들은 올해 미국 경제가 2.0% 안팎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미국 성장률 역대 평균은 3.3%이며 11년째 연간 성장률은 3.0%를 넘지 못하고 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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