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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리스트 김기춘이 주도, 유진룡 "문체부 1급 공무원들 솎아내기 당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존재 등을 폭로한 유진룡(61)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3일 박영수(65·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팀에 참고인 신분으로 참석했다.

이날 오후 2시7분께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사무실에 출석한 유 전 장관은 “블랙리스트 작성은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주도한 것”이라고 밝혔다.

유 전 장관은 2013년 3월부터 2014년 7월까지 문체부 장관을 역임한 바 있다. 유 전 장관은 블랙리스트가 김기춘(78·구속)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지시로 청와대 정무수석실에서 만든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유 전 장관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14년 6월 블랙리스트가 문건 또는 서류 형태로 청와대에서 문체부로 내려왔다”고 언급했다. 블랙리스트가 만들어질 당시 정무수석은 최근 구속된 뒤 사직한 조윤선(51·구속) 전 문체부 장관.

또 유 전 장관은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집행하는 과정에서 문체부 공무원에 대한 부당한 인사압력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블랙리스트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던 문체부 1급 공무원들이 속칭 ‘솎아내기’를 당했다는 것.

당시 김 전 실장은 사표를 받을 문체부 공무원 명단을 김희범 전 문체부 차관에 전달했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유 전 장관은 그 때부터 청와대와의 관계가 나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유 전 장관은 2014년 7월 면직처분 됐다. 청와대에서 블랙리스트 문건이 내려온 지 1달 만의 일. 이후 같은해 10월에는 문체부 1급 공무원 6명이 일괄 사표를 제출했다.

특검팀은 유 전 장관을 상대로 블랙리스트 작성 및 집행 과정, 문체부 부당 인사 조치 과정에 청와대가 개입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특검팀은 안종범(58·구속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관주(53·구속) 전 문체부 1차관 등도 불러 조사를 벌이고 있다.

/장주영기자 jjy033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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