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쉽게 보는 셰익스피어 시리즈 Ⅱ’ 서울시극단 기획공연 <십이야> 프레스콜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김수희 연출은 “관객의 1시간 30분이란 시간을 훔쳤는데, 그 시간이 좋은 시간으로 기억될 수 있음 좋겠다. ”고 연출의도를 전했다.
이어 “매번 ‘저희 작품을 보러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도 꼭 보러와주세요.’라고 연출 의도를 대신하는데, 그 속에 관객들에게 좋은 시간이 될 수 있었음 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김광보 서울시극단 단장은 “‘쉽게 보는 셰익스피어’ 시리즈로 작년 ‘템페스트’에 이어서 지금은 ‘십이야’, 다음 해에는 ‘한여름 밤의 꿈’으로 인사드릴 예정이다. ”고 전했다.
“극장의 공공성에 대해 항상 고민하고 있다”고 말한 김 단장은 “가족 전체가 좀 더 편하게 접근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공공극장의 기능이라고 생각해 이 시리즈를 계속적으로 만들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서울시극단이 선보이는 <십이야>는 ‘쉽게 보는 셰익스피어’라는 부제에 맞게 아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작품이라는 데 중점을 둔다. 김수희 연출을 필두로 ‘템페스트’에 이어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오세혁 극작가의 사랑스러운 각색과 함께 전송이 음악, 은미진 안무, 이창원 무대, 이명아 의상, 정윤정 소품 등 젊은 창작진이 참여했다.
오세혁 각색가는 “옛날 셰익스피어의 공연처럼 모두가 웃고 즐길 수 있는 유쾌한 극장이 됐으면 했다”고 각색 포인트를 밝혔다. 이어 “장면 장면을 즐거운 놀이로 상상하며, 여행도 즐겁게, 싸우는 것도 즐겁게, 모든 게 즐거웠음 했다.”고 덧붙였다.
작가는 물론 각색가 역시 극장에 오는 관객을 상상하면서 글을 쓰게 된다. 오세혁 작가는 “가족극을 보러오는 어린이 관객은 물론, 같이 오는 엄마, 아빠, 그리고 삼촌도 즐거웠음 하는 마음을 담아 그 눈높이에서 각색을 했다”고 말했다.
<십이야>는 바이올라와 세바스찬 쌍둥이 남매로 인하여 일어나는 좌충우돌 사랑과 우정의 이야기를 한편의 즐거운 놀이처럼 표현한 작품. 특히 원작보다 한 걸음 나아가 ‘세바스찬’이 ‘올리비아’에게 적극적으로 반하도록 각색한 점이 흥미롭다.
무엇보다 이날 현장에 참석한 60여명의 경기도 꿈나무 어린이 기자단이 질문을 던져 특별한 Q&A 시간이 펼쳐졌다.
어린이 기자단은 “원작을 읽어봤다.”며 “왜 다르게 각색을 했는지”를 조목 조목 따져 물었다. 이걸로 끝이 아니었다. “각색한 부분이 마음에 든다”고 의견을 덧붙이기도 한 것.
이에 오세혁 작가는 “원작을 읽어보셨다니 긴장된다. 원작은 얼떨결에 따라가는 식으로 돼 있지만 그렇게 남녀가 결혼하는 게 맞나 싶었다. 아무리 아름다운 분이 와서 ‘결혼하자’ 고 한 들 ‘그래요’ 라고 답하는 게 이상하지 않나. 이건 아닌 것 같아 좀 더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행동했으면 했다. 그렇게 ‘세바스찬’이 적극적으로 좋아하는 내용으로 각색을 했는데 마음에 드신다니 다행이다”고 답했다.
어린이 기자단의 날카로운 질문은 계속됐다. 한 어린이 기자는 “셰익스피어 작품이 다양한데, 비극이 희극이 될 수 있도록 작품을 올릴 생각이 있냐?”고 질문하기도 했다. 질문을 경청하던 김광보 단장은 “어린이 기자단의 다양한 의견들을 참조해서 여러 가지 안들을 생각해보겠다”고 피드백을 보냈다.
한편, 서울시극단의 <십이야>는 1월 30일(월)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된다. 만 4세 이상(48개월 이상) 관람가. 금요일 (19시30분)을 제외한 평일엔 오전 11시 공연, 토 14시, 17시/ 일 14시 (월 공연없음)을 관람할 수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셰익스피어 원작의 의미를 보다 정확하게 전달하고 풍부한 이해를 돕고자 영문자막과 어린이 관객들의 작품 이해를 높이기 위한 스터디 가이드를 제공한다. 이창직, 김신기, 이지연, 박진호, 호효훈, 장석환, 정유진, 유원준, 한정훈, 박현이 출연한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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